박근혜 “원내대표 문제 덧붙일말 없다”

  • 입력 2009년 5월 10일 14시 15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9일(현지시간) 박희태 대표가 자신의 귀국 이후 회동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만나겠다고 하면 안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방미 중인 박 전 대표는 이날 샌프란시스코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과 관련된 당 지도부의 움직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다만 박 전 대표는 "원내대표 문제는 이미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덧붙일 말이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친박 때문에 선거에 떨어졌다는 게 말이 되느냐. 말이 되는 것을 가지고 말을 해야 하는데 전제가 잘못됐다"며 4.29 재.보선 이후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친박책임론'을 일축했다.

다음은 박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방미 기간 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방미 소감은.

▲사람이 갖고 있는 꿈은 식물로 이야기하면 씨앗이다. 꿈이 없이 산다는 것은 무의미한 삶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꿈을 갖느냐가 중요하다. 이번 방미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꿈과 소신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 내 꿈은 대한민국이 행복한 국민이 사는 나라가 됐으면 하는 것과 대한민국이 인류가 더 행복하게 사는데 기여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한미동맹에 대한 생각은. 북핵문제와 관련해서 동북아 평화프로세스를 제시한 이유가 무엇인가.

▲미국은 상당히 중요한 나라다. 지금까지 한미관계는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기존가치를 지키기 위한 관계였다면 앞으로는 인류의 공동발전, 평화로운 지구촌을 만드는데 함께 노력하는 동맹관계가 돼야 한다. 이제 인류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할 것은 북핵문제와 빈곤퇴치, 기후변화, 양극화 해결, 테러리즘 등 한 두개가 아니다. 원칙 있는 자본주의를 만들어 가는데 에도 뜻을 모을 수 있다.

북핵문제와 관련해선 지금까지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듯한 악순환이 있었다. 북핵문제는 급하게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동북아 평화프로세스를 만들어서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흔들림 없이 만들어 나가면 북핵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경제발전과 함께 이해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소감은

▲실리콘밸리는 성공의 요람이 아니라 실패의 요람이란 말이 있다. 벤처사업가가 다 성공하지 않는다. 실패해서 곧바로 재기불능으로 가면 벤처가 일어날 수 없다. 자기가 노력을 하고, 창의적으로 기술개발하려고 했는데 실패를 할 경우 도덕적으로 나쁜 짓 한 게 아니라면 다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실리콘밸리의 특징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에서 지식이 쌓이고, 경험이 쌓인다. 실패하면 그걸로 재기불능이 되는 풍토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는 타미플루, 신종 인플루엔자(와 관련된) 타미플루도 사실 한국인이 개발해냈는데 임상실험 등 여건과 지원이 안 돼서 다른 외국회사에 팔았다. 그리고 그것 외에도 우리 과학자들이 발명한 것들이 여러 개 있는데 전부 그렇게 됐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가 뒷받침도 해주고 사업으로 연결이 되도록 하고, 규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발명품을 사업으로 연결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싸이월드도, 그 아이디어는 우리가 생각한 것인데 뻗어나가지 못했다. 세계를 상대로 도전해봐야 한다. 규제나 이런 것은 과감하게 털어내는 이런 사고방식으로 가면 좋겠다.

-원내대표 경선 문제와 관련해 귀국 후 박희태 대표를 만나실 계획 있는가.

▲만나겠다고 하면 안 만날 이유 없다. 원내대표 문제는 이미 입장을 밝혔고 보도가 됐기 때문에 덧붙일 말이 없다.

-박 전 대표가 생각하는 당의 화합책은 뭐가 있느냐.

▲당의 화합책을 말하자면 당의 갈등을 전제로 해야 하는데, 당의 갈등이 뭐가 있느냐. 그게 의문이더라. 무슨 화합을 해야하냐. 소위 친박이란 분들이 당이 하는 일에 발목잡은 게 뭐가 있느냐. 생각해보자, 또 친박 때문에 당이 안 되고 있다, 친박 때문에 선거에 떨어졌다는 게 말이 되느냐. 말이 되는 것을 가지고 말을 해야 하는데 전제가 잘못됐다. 내가 당 대표할 때도 주류와 비주류가 있었다. 그때 무슨 갈등이 있었느냐. 갈등은 항상 있는 거 아니냐. 이걸 가지고 화합과 갈등이 어떻고, 새삼스럽게 자꾸 갈등이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은 전제가 잘못됐기 때문에 이야기가 안 된다.

-앞으로 정치일정을 말해 달라.

▲특별한 게 없다. 이제까지 해 온대로. 덧붙일 것이 없다.

-재보선에서 5대0으로 졌다. 한나라당 참패의 원인은 무엇이냐.

▲당에서 쇄신책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내용을 보니까 공천시스템 투명하게 하고, 당헌당규 정신에 맡게 잘해야 한다는 것, 원내 상임위 중심으로 활동한다는 것, 원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 죽 나와 있다. 그게 (내가) 당 대표 때 실천했던 일들이다. 국민들이 당을 어떻게 봤는가. 새삼스럽게 그것이 쇄신책으로 나왔다는 것은 그게 지금 안 지켜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방과 수도권 갈등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이 워낙 어려우니까 지방을 살릴 수 있는 정책이나 지원이 나온다. 지원이라는 게 많이 대 준다는 차원을 넘어서 지방을 자립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기반 조성이나 환경조성, 이런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수도권과 지방이 같이 발전해야한다. 나라에 통합을 위해서도. 그런 것부터 통합이 안 되면 앞으로 나아가기 참 힘들다.

-4년중임제 개헌에 대한 입장은.

▲그건 전부터 일관되게 이야기해 왔던 것이다. 이유도 말씀드렸다. 선거 주기도 맞춰야한다. 주기를 맞추려면 매번 맞출 수 있는 게 아니다. 지방선거도 있고 재보궐 등 선거가 많다.

-앞에서 전제가 잘못됐다고 했지만 내년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하면 또 친박후보가 나오지 않겠느냐.

▲한나라당이 공당이잖느냐. 그러면 공천과 관련된 당헌당규에 따라 해야 한다. 원칙에 따라서 하지 않는다면 공당이 아니다.

인터넷뉴스팀


▲동아닷컴 뉴스컨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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