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북정책 대화-타협 중시…”

  • 입력 2009년 1월 24일 02시 56분


“오바마 대북정책 대화-타협 중시 한미공조 통한 정책조율 잘될것”

외교안보분야 자문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교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대화, 타협 등 유연한 대응을 중시할 것이다. 현재 이명박 정부의 노선과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미국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미 공조를 가장 중요시하므로 양국이 서로 조율을 잘해낼 것으로 본다.”

존 아이켄베리(54·사진) 미국 프린스턴대 우드로윌슨스쿨 석좌교수는 2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이같이 내다봤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 자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엔 등 국제기구를 통해 국제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국제정치학계 석학이다. 그는 경희대가 주최하는 ‘오바마의 대외정책: 한국과 동아시아를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전임 정부의 ‘햇볕정책’과는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요체는 무엇이며, 이명박 정부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설명해 달라.

“굳이 구분하자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햇볕정책’ 쪽에 더 가깝다. 독재국가에 대해 대립 양상을 강화하면 오히려 내부 결집을 유발해 체제를 변화시키는 과정이 더 힘들어진다. 미국은 쿠바에 50년 가까이 강경책을 구사했지만 독재자의 집권만 유지시켰을 뿐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은 대북정책과 관련해 한국과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만큼 양국 간 조율과 협조가 잘 이뤄질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보면 전임 정부에 비해 북한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는 지적이 있다. 이로 인해 북한이 최근 한국에 무력 위협을 하는 등 도발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렇지는 않다. 현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불안하기 때문에 누가 ‘포스트 김정일 체제’의 지도자를 맡느냐에 따라 미국 대북정책의 큰 테두리가 결정되고 조율될 것이다. 또 한국 중국 등과의 대화를 통해 북한의 현 상황을 되짚어보고 함께 대책을 세울 것이다. 지금으로선 북한 측에 협상의 여지를 충분히 알려 극한 상황을 막는 것이 급선무다.”

―당신은 동아시아에서 다자 안보체제와 경제협력체 구상을 주장해 왔다. 그런데 한일, 한중, 중-일 관계는 역사, 영토 문제 등 미묘한 대립과 긴장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동아시아 국가의 협력 체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는가.

“환경, 에너지 등 협력이 쉬운 분야부터 시작하면 가능하다. 6자회담에서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이 분야에서 공동연구 등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논의 범위를 안보, 경제로 넓히면 동아시아 협력체는 조성될 수 있다. 현재 미국 내에서도 이 같은 방안에 대한 제안서가 많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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