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진실 잘못 전달… 시간 지나면 국민들 알 것”

  • 입력 2008년 9월 10일 03시 02분


9일 밤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다. 김미옥  기자
9일 밤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다. 김미옥 기자
■정치 분야

“바닥에서 컸다… 민심 안챙기고 그냥 있겠나

각계각층 여론 듣고 있는데… 소통부족은 오해

다양한 사람 만나고 정치인 얘기도 들을 필요”

이명박 대통령은 불교계와의 종교 갈등 문제에 대해 “국민 통합을 위해 불교는 물론 종교 사회 단체 등을 폭넓게 통합하겠다.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면 제 불찰이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토론에서 “종교 편향 문제에 대해서는 오늘 (국무회의에서) 확고하게 방침을 얘기했고, 청와대 불자회장인 강윤구 사회정책수석이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을 만났을 때 ‘국민 통합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니 통합에 경주해달라’는 좋은 말씀을 들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당직자 만찬 정치’로 자기 사람만 챙긴다는 지적에 대해 “선거에 당선되고 6개월간 못 만났던 사람을 초청했다”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있고 정치하는 사람들 얘기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쇠고기 파동 등으로 촉발된 국민과의 소통 부족 지적에 대해 그는 “대통령이 그렇게 민심 안 읽고 가만히 있겠나. 출신이 기업인이고 바닥에서 컸기 때문에 잠시도 가만히 안 있는다”면서 “각계각층의 여론을 듣지만 누구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다고 밝히지 않기 때문에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후속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시간이 지나면 국민이 알 것이다. 초기에 미국 쇠고기가 ‘광우병’으로 (정보가) 잘못 전달됐기 때문에 국민에게 많은 걱정을 끼쳐 드렸는데 그렇다고 정부가 나서 미국 쇠고기의 인식을 바꿀 수는 없다”며 “시장 구조에 맡기면 질 좋고 값싼 쪽으로 선택할 수 있지 않겠나.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쇠고기 파동 이후 저 자신이 좀 더 적극적으로 진정한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정치적 목적을 갖고 반대하는 이보다 목소리 없는 국민의 여론을 듣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는 한우를 먹느냐’는 패널의 질문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왔을 때 한우와 미국 쇠고기를 다 내놓았더니 부시 대통령이 한우에 손이 많이 가서 내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미 쇠고기를 많이 먹었다”며 “지금 청와대는 한우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외교 안보 분야

“70세 이상 이산가족 남북 자유왕래 최우선 노력”

이명박 대통령은 남북대화가 재개되면 70세 이상 이산가족이 남북 자유 왕래를 할 수 있도록 최우선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과거처럼) 1회에 200∼300명 만나는 방식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을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70세 이상 이산가족이 한국에만 9만 명 생존해 있다는 통계를 제시한 뒤 “(과거식으로는) 1년에 1000명도 못 만나며 모두 상봉하는 데 90년이 걸리는 만큼 이렇게 해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에 간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며 “남북회담이 재개되면 이산가족은 물론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도영유권 문제에 대해 “독도는 누가 뭐래도 우리 땅”이라며 “일본에 항의하는 한편 조용하고 강력한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 외무성이 홈페이지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2004년 썼지만 노무현 정부는 대응하지 않았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대해 그는 “대만은 미국과 거의 협상이 끝났고 일본은 진행 중”이라며 “국제통상 규정 때문에 (한국 협상 결과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며 더 좋다면 우리가 따라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질문에서 북한 핵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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