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재산공개]국회의원 평균 21억…10명중 8명 늘어

  • 입력 2008년 3월 29일 02시 59분


정부·국회·대법원의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8일 고위공직자 재산변동 신고명세를 공개했다. 공개 대상자 2170명 중 지난해 재산이 늘어난 공직자는 80%인 1737명이었고, 줄어든 공직자는 20%인 433명이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정부·국회·대법원의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8일 고위공직자 재산변동 신고명세를 공개했다. 공개 대상자 2170명 중 지난해 재산이 늘어난 공직자는 80%인 1737명이었고, 줄어든 공직자는 20%인 433명이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국회의원들은 지난해에도 부동산과 주식 등을 통해 짭짤한 재테크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원 중 30%는 부모나 자녀의 재산을 신고하지 않아 실제 재산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10명 중 8명 재산 늘어=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8일 내놓은 재산변동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재산이 늘어난 의원은 235명으로 전체의 78.8%였다. 재산이 줄어든 의원은 62명(20.8%), 변동이 없다고 신고한 의원은 1명(통합민주당 이승희 의원)이었다.

재산이 1억 원 이상 늘어난 의원은 157명(52.6%)이며 5억 원 넘게 증가한 의원도 46명(15.4%)에 이른다. 10억 원 이상 재산을 불린 의원은 12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현재 의원들의 평균 재산은 21억8934만 원(한나라당 정몽준 의원 제외)으로 대부분 상당한 재력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동안의 재산 증가액은 평균 1억7928만 원.

개인별 재산 총액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주가 상승으로 주식 평가액이 크게 뛴 정몽준(3조6043억여 원) 의원이 독보적인 1위에 올랐다. 정 의원을 포함해 100억 원 이상 재산을 갖고 있는 의원은 8명이었다.

지난해 재산을 가장 많이 불린 의원 1위도 정몽준(2조6068억여 원)의원이 차지했으며 한나라당 고희선(61억여 원) 이성구(24억7000여만 원) 이계진(14억9000여만 원) 의원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가난한 의원은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으로 채무만 4억7200여만 원이 있다고 신고했다.

지난해 재산 감소율이 가장 컸던 의원은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한 무소속 유시민 의원으로 5억4700여만 원(―198%)이 줄어 빚(2억7000여만 원)만 남았다. 역시 경선에 참가한 무소속 이해찬 의원도 10억 원이던 재산이 4억8000여만 원으로 반토막 났다.

정당별 재산 총액은 한나라당(정몽준 의원 제외)이 6502억 원으로 가장 많고 민주당 (1757억 원) 자유선진당(145억 원) 친박연대(106억 원), 민주노동당 37억 원 순이었다.

▽재테크 방법=의원들의 재산 증식 수단 1순위는 부동산이었다. 보유 부동산 가치가 올랐다고 신고한 의원은 전체의 84.5%인 252명이었고 이 중 166명(55.7%)이 1억 원 이상 뛰었다고 밝혔다.

또 10억 원 이상 값이 오른 의원은 10명이었으며 전체 의원 1인당 평균 부동산 가액은 14억9299만 원이었다.

공시가격 기준으로 20억 원대 이상 부동산을 갖고 있는 의원은 모두 62명으로 전체의 20%였으며 서울 강남 서초 송파구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에 집을 갖고 있는 의원도 104명(35%)이나 됐다. 또 본인과 배우자가 갖고 있는 주택의 공시가격을 모두 합쳐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인 6억 원을 초과한 의원은 135명(45.3%)으로 절반 가까이가 종부세 대상이었다.

민주당 유기홍 의원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다세대주택 2채 가격이 10억800만 원 올랐고,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아파트가 3억여 원에서 11억7000여만 원으로 8억 원 넘게 뛰었다.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도 6억3000여만 원에서 12억3200여만 원으로 급등했고 같은 당 황우여 의원이 갖고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상가는 6억6000여만 원에서 11억6000여만 원으로 5억 원가량 올랐다.

부동산 가액이 가장 많이 오른 의원은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으로 전년보다 22억 원가량 늘었다.

주식에서 재미를 본 의원들도 상당수 있었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가 주식으로만 작년 한 해 16억4000만 원의 수익을 건졌다. 같은 당 이성구 의원도 9억6600여만 원을 벌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국회의원 재산 상위 10명
순위정당국회의원 총액
1한나라당정몽준3조6043억8075만 원
2한나라당고희선 879억1272만 원
3한나라당김양수 214억56만 원
4한나라당정의화 152억7385만 원
5무소속김무성 150억8367만 원
6한나라당이성구 138억9263만 원
7무소속이계안 134억2186만 원
8통합민주당이은영 121억9597만 원
9한나라당이상득 94억9145만 원
10한나라당박희태 88억2528만 원
국회의원 재산 증가 상위 10명
순위정당국회의원증가액
1한나라당정몽준2조6068억5018만 원
2한나라당고희선61억472만 원
3한나라당이성구24억7433만 원
4한나라당이계진14억9172만 원
5통합민주당김한길13억7655만 원
6한나라당전여옥13억4946만 원
7통합민주당김재홍13억1507만 원
8한나라당이상득11억9098만 원
9한나라당박희태11억7484만 원
10한나라당장윤석11억5126만 원
2007년 말 현재 재산총액을 2006년 말과 비교.
국회의원 재산 하위 10명
순위정당국회의원총액
1민노당현애자-4억7279만 원
2무소속유시민-2억7091만 원
3민주당장향숙6072만 원
4민노당강기갑6698만 원
5무소속김선미7194만 원
6민주당이광철9736만 원
7민주당유승희1억1769만 원
8민주당이기우1억2050만 원
9한나라당신상진1억3328만 원
10한나라당고진화1억5034만 원

▼ 3000만원짜리 바이올린… 3500만원짜리 반지… ▼

■ 이색 재산 목록들

올해부터는 공직자 재산변동 현황 신고 항목에 시가 500만 원 이상의 보석이나 골동품, 그림 등도 가액을 표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신고를 하지 않더라도 마땅히 제재할 수단이 없어 형식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에 주식과 부동산, 예금을 제외한 항목을 신고한 의원은 26명. 이 중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이 1억6600만 원어치의 고서화 및 사진 6점을, 같은 당 권영세 의원은 3500만 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와 하프 4개 등 1억2000만 원을 신고했다.

또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1650만 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와 감정가 6800만 원인 그림 4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고, 통합민주당 김원웅 의원은 백범 김구 선생의 서한(800만 원)을 신고했다.

이 밖에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3000만 원짜리 바이올린을 갖고 있다고 해 눈길을 끌었고 민주당 최규식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예작품을 재산 목록에 포함시켰다.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은 배우자 소유의 금 375g(1000만 원)을 신고해 금값 상승에 맞춰 발 빠르게 ‘금테크’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 조성래 의원, 무소속 이해찬 의원 등은 다이아몬드 반지와 도자기, 미술품 등의 가액을 밝히지 않은 채 보유 사실만 신고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귀금속이나 그림 등을 갖고 있는지 여부를 사후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금액을 감정하기도 힘들다는 점을 이용해 보유 사실 여부를 신고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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