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못대게 대못질 하겠다더니…‘균형발전’ 재조정 검토

입력 2007-10-08 03:00수정 2009-09-2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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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달 19일 국가균형발전 2단계 대책으로 내놓은 ‘지역 발전도에 따른 지역 분류안(案)’에 대해 불과 보름 만에 재조정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지역 분류에서 ‘성장’ 또는 ‘발전’ 지역으로 묶여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 당국자는 7일 “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상정 이전에 재정경제부, 산자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등 관련 부처가 모여 지역 분류안 재조정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재조정이 검토되는 사안은 지역별 법인세 감면 등급 분류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정부, 대책 재조정 검토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국가균형발전 2단계 대책은 전국 234개 시군구를 ‘낙후’(1지역)와 ‘정체’(2지역) ‘성장’(3지역) ‘발전’(4지역) 등 모두 4단계로 분류해 창업 또는 이전 시 법인세 감면 폭을 차등 적용한다는 것이다.

▶본보 9월 20일자 A2면 참조

▶ 59개 시군구 中企법인세 70% 감면…수도권 제외돼 반발

그러나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적게 받는 수도권 대부분 지역과 일부 광역시 등이 거세게 반발하자, 정부는 “이 상태라면 법안의 국회 통과가 어렵다”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현 정부의 마지막 회기인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다음 정부에서 대책이 사실상 자동 폐기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주 후반 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을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지만 수도권이나 광역시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의 반대가 심해 통과가 지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부가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지역 분류안을 조정한다면 기존 ‘성장’ ‘발전’ 지역의 혜택을 늘리거나 이들 지역 중 일부를 ‘정체’ 지역 등으로 이동시키는 방안이 유력하다.

하지만 이 경우 세금 감면 폭이 커지면서 세수가 더욱 감소해 재정 부담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낙후’ ‘정체’ 지역의 혜택을 줄이는 방안은 해당 지자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산자부 당국자는 “균형발전 대책에 대한 오해가 많아 우려스럽다”며 “국회와 지방정부를 상대로 법안 설명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3, 4등급 지자체들 “입법 저지 투쟁”

정부안에 가장 강력하게 반발하는 곳은 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가 ‘성장’ ‘발전’ 지역으로 묶인 경기도다.

경기도는 7일 지역 정치인과 시장 및 군수, 경제인, 시민단체 대표 50명이 참여하는 ‘범경기도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시군별 집회와 정부청사 항의 방문 등 입법 저지 운동을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주군, 의왕시 등 경기도 내 각 시군도 “균형발전 대책이 시행되면 기업의 지방 이전이 가속화하면서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지자체의 반발은 일부 비(非)수도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성장’ 지역으로 묶인 충북 음성군도 “대부분 ‘정체’나 ‘낙후’ 지역으로 분류된 인근 지자체에 비해 등급이 지나치게 불리하다”는 반응이다.

음성군 측은 “지역 분류안을 납득할 수 없어 정부 측에 근거 자료의 공개를 요구했지만 이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기업인들의 모임인 부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같은 광역시 내에서도 구별로 경제력 차이가 많이 나는데 부산은 15개 자치구가 모두 성장 지역으로 묶였다”며 “구별 분류는 적어도 지역 사정을 잘 아는 광역자치단체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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