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 회담, 중유 누가 얼마나 부담하나

  • 입력 2007년 2월 11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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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3단계 6자회담이 대북 에너지 제공의 규모와 시기 등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어 북한의 요구사항과 나머지 5자의 입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을 포함한 참가국들은 중국이 제시한 합의문 초안의 틀에 공감했지만 핵시설 `폐쇄'에 따른 상응조치인 에너지 제공의 규모와 분담 문제를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저녁 브리핑에서 "대북 경제 및 에너지 협력 문제로 회담 참가국들은 각 측의 주장을 제기했는데 현재까지 입장차는 비교적 크다"며 "절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같은 날 "정말 한 가지 문제가 남았다"고 말한 데 이어 11일에는 "쟁점은 합의문 한 문단에 대한 것"이라면서 "그 이슈는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이런 반응을 짜맞춰 보면 쟁점은 대북 에너지 제공의 규모와 시기, 방법, 나머지 5자의 분담비율 문제 등에 집중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핵심 쟁점은 초기단계 조치를 담은 이번 합의문에 적시돼야 할 에너지 종류와 규모라는 게 현지 회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여기서 출발점은 북한이 얼마나 어떻게 달라고 요구하는지에 놓여있다.

하지만 북한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1994년 제네바 합의 당시의 초기 조치보다는 많은 양을 요구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실제 북한이 초기조치의 이행 대가로 전력 200만kW에 상당하는 에너지를 요구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여기서 더 나아가 연료용 기름 200만t과 전력 200만kW를 희망한다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

이 같은 증량 요구는 핵폐기를 위한 초기 조치의 내용이 제네바합의 당시처럼 단순한 `동결'이 아니라 `폐쇄'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등가성의 원칙에 따라 과거에 `동결=50만t'이었지만 이번엔 `폐쇄=50만t 이상'이 돼야 한다는 논리인 셈이다.

제네바 합의 때 50만t이 나온 것은 영변의 5MW(5000kW) 흑연감속로와 공사중이던 영변의 50MW(5만kW) 원자로 및 태천의 200MW(20만kW) 원자로를 동결할 때 사라지는 총 25만5000kW의 시설용량을 감안한 것이다. 대략 30만kW 용량의 중유발전소를 돌리는 데 연간 50만t이 들기 때문이었다는 설명이다.

결국에는 페쇄의 값어치를 중유 얼마로 쳐 주느냐에 있는 형국이다. 중유 50만t에 `플러스 알파'에 해당하는 `폐쇄 프리미엄'의 가격을 중유로 환산하는 데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중유 200만t을 요구한 게 사실이라면 이는 제네바합의가 이행됐을 경우 현재 100만kW 짜리 1기라도 돌아가고 있었어야 할 함경남도 금호지구의 경수로까지 감안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규모에 극적으로 합의한다 해도 시기와 분담 문제는 남는다.

제공 시기는 영변 핵시설 폐쇄를 2개월 내에 마무리짓는다고 할 때 북한은 중유제공도 이 기간에 맞춰줄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능성은 동시성, 즉 동시행동의 원칙 때문에 제기된다. 적어도 폐쇄 완료시점에는 남포항이나 청진항에 유조선이 도착해야 한다고 북한이 주장할 법하다는 관측인 것이다.

하지만 이 기간에 펀딩과 구매, 용선, 수송을 마치기는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분석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특히 규모와 제공시기 문제는 나머지 5개국의 분담 문제와도 연결된다.

분담 문제를 신속하게 매듭지어야 하는데다 규모가 크다면 당연히 국가별 부담액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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