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회, 첨단 정보통신 수단 이용 대북보고

  • 입력 2006년 12월 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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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전원 간첩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기로 한 ‘일심회’ 사건 구속자 5명은 과거 간첩들과 달리 e메일, 휴대용 저장장치인 USB, 인터넷 홈페이지 등 첨단 정보통신 수단을 이용해 대북(對北) 보고를 한 것으로 7일 밝혀졌다.

일심회 총책인 장민호(미국명 마이클 장·44) 씨는 이정훈(42·구속) 전 민주노동당 중앙위원 등 하부 조직원 4명에게서 받은 국가 기밀을 암호프로그램을 이용해 USB 등에 저장한 뒤 서울시내 PC방 등을 돌며 한 차례에 A4용지 100여 장 분량의 보고서를 북한 측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남한 내 간첩 혐의자가 이 같은 방식으로 대북 보고를 한 사례가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들은 북한에 보고한 내용을 ‘○○연합’ 등 인터넷 홈페이지 공개 사이트에 게재해 놓고 북한 측이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식도 사용했다.

국가정보원이 장 씨에게서 압수한 USB 4개에는 41만여 쪽 분량의 대북 보고 문건이 담겨 있었으며 국정원은 이들 문건과 1만8000여 쪽 분량의 관련 자료를 함께 검찰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의 대북 보고 문건에는 이정훈 씨, 최기영(41) 전 민주노동당 사무부총장, 손정목(42) 이진강(40) 씨 등 하부 조직원들이 북한에 보내는 신년 충성 편지문도 담겨 있다는 것.

이들은 이 편지문에서 “한 명 한 명을 수령의 결사옹위로 만들겠습니다” “장군님이 새로운 세기의 수령임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등의 충성 맹세를 했으며 북한이 보낸 대남 지령문에는 “장군님이 동지들을 천금같이 여기고 있다”고 독려한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기에는 이들이 북한을 ‘조국’으로, 남한을 ‘적후(敵後·적군의 후방)’로 부르면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결의한 문건도 포함돼 있다.

당초 국정원과 검찰은 장 씨를 제외한 4명이 시종 묵비권을 행사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압수물에 대한 과학적 분석 등으로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송찬엽)는 8일 이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새로운 형태의 일심회 활동 내용을 상세하게 밝힐 예정이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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