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우리 피로 지킬곳 왜 美에 맡기나”

  • 입력 2006년 9월 2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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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당시 盧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왼쪽)은 28일 오후 11시에 방송된 MBC TV ‘100분 토론’에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 문제 등과 함께 한미정상회담 뒷얘기도 일부 공개했다. 15일 새벽(한국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직후 언론 회동에 나선 노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한미정상회담 당시 盧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왼쪽)은 28일 오후 11시에 방송된 MBC TV ‘100분 토론’에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 문제 등과 함께 한미정상회담 뒷얘기도 일부 공개했다. 15일 새벽(한국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직후 언론 회동에 나선 노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동아일보 자료 사진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MBC TV ‘100분 토론’에 출연해 한미정상회담 뒷얘기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토론 도중 한나라당의 의원 외교를 거칠게 비판했고 전 헌재소장 후보자 문제에 대해서는 “솔직히 내가 코드 인사를 많이 하는데, 이번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100분 토론은 26일 청와대 상춘재 앞마당에서 녹화했으며 방송시간은 당초 예정된 100분보다 15분 늘어났다.》

▽전시작전권 문제=(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전시작전권 환수도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핵 실험을 하거나 아닌 상황과 직접 관계가 없다. 전쟁 가능성 정도와 작전권은 별개 문제다. 작전권은 그냥 한국이 가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시작전권의 지상군, 공군 분리 환수 의견에 대해) 전시작전권은 의사결정의 문제로 의사결정 문제는 한국이 다 가진다. 공군도 다 전환하는 것이다. 다만 그 의사에 따라서 구체적으로 비행기가 서로 얽히지 않게 할 수 있는 기술적 메커니즘 운용에 대한 논의가 있다.

(전시작전권 환수가 안보 불안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에 대해) 오히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독선, 독단이 걱정된다. 그러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투쟁했던 많은 사람은 안보를 할 의사나 능력도 없나. 환수 시기는 2009년과 2012년 사이에서 한미가 서로 협의하여 검토할 문제이다. 그것을 너무 폭넓게 해서 얼마든지 뒤로 연기할 수 있고, 고무줄처럼 늘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인계철선 논란에 대해) 미 2사단 (주둔) 자리야말로 우리의 힘으로, 최악의 경우에는 우리의 피로 지켜야지 그걸 왜 미국한테 맡겨 두느냐.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우리나라 방위의 핵심적 위치를 남의 나라 군대에 맡기지 않는다.

▽헌재소장 임명 논란=이전에는 괜찮았던, 그렇게 하면 탈이 없었던 절차였는데 이번에는 못 지나간 것이다. 그래서 절차를 다시 다 보완했다. 절차를 보완했으니 국회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 절차가 부족해서 반려하면 반려하는 대로, 표결해서 부결하면 부결하는 대로 이젠 국회의 처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솔직히 내가 코드 인사를 많이 하는데, 이 인사는 코드 인사가 아니다. 그냥 우연히 사법연수원 동기일 뿐이다. 내가 지금 헌재에 가야 될 일도 없다. 그분은 중도적 성향이다.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뽑았을 때에는 노무현답게 인사를 하라는 것 아닌가. 노무현답게 인사를 했다.

▽정계개편=그것은 당에서 자율적으로 풀어 나갈 문제이지, 내가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어느 경우에라도 정책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는 당을 같이하고 정책이 전혀 다른 사람은 따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어떻게 모이든 간에 정책을 중심으로 하는 정당이 나왔으면 좋겠다. (여기에 민주당이 포함되나) 원론적으로 한 말이다. 솔직히 말하면 정책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정부를 반대하는 데는 어떻게 그렇게 손을 잘 맞추는지. 속상해서 한 말이다.

▽한미정상회담 뒷얘기=(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접견 때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조사의 조기 종결을 요청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그것(조사) 때문에 6자회담이 중단돼 있으니까 조사가 좀 빨리 끝났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 그래서 ‘왜 그리 오래 걸리느냐. 언제쯤 끝날 것 같나’ 이런 질문을 했다. 그랬더니 (폴슨 장관이) ‘그것보다 더 많이 걸리는 사건도 많이 있고, 통상적인 것이니까 특별히 어떤 의도를 갖지 말아 달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그냥 ‘우리나라 검찰한테 맡기면 그거 금방 해줄 텐데. 미국은 오래 걸리는 모양’이라고 농담했다. 그렇게 환담하고 넘어간 것이다. 내가 그 말을 했으니까 주미대사로서는 그런 것을 좀 빨리 끝내 주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을 말한 것으로 느꼈겠지. 나는 ‘그게 뭐 중요한 문제냐’라고 생각한다.

▽사회 양극화와 스웨덴모델 논란 등=대통령이 된 후 양극화가 오히려 약간 벌어졌다. 너무 책임감을 느낀다. 비정규직 수도 한 명도 줄이지 못했다. 오히려 늘었다. 영세 자영업자 수도 더 늘었다. 그 안에 절대 빈곤도 다 들어 있는데…. 미안하기 짝이 없다.

스웨덴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복지 분야의 지출 규모가 28%인 나라다. 우리는 지금 8.6%다. 스웨덴 우파 정당은 ‘복지 지출을 줄이겠다’고 해서 선거한 것이 아니다. ‘우리도 복지 열심히 하겠다’고 해서 표를 땄다. 이 때문에 ‘우파의 승리는 복지의 붕괴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전혀 사실과 안 맞다. 한국을 스웨덴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한심하다.

(여성 대통령 등장에 대해) 대통령 자리까지 여성에게 우선권을 준다,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고. 어떻든 대통령은 좋은 대통령이면 좋겠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중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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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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