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추가 발사 조짐…깃대령 일대서 대형차량 움직임

  • 입력 2006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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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밴던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요격미사일이 알래스카에서 발사된 표적 미사일을 찾아 날아가고 있다. 길이 16m의 이 요격미사일은 콜로라도 주 로키산맥에 있는 북미방공우주사령부(NORAD)에서 원격조종으로 발사됐다.
1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밴던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요격미사일이 알래스카에서 발사된 표적 미사일을 찾아 날아가고 있다. 길이 16m의 이 요격미사일은 콜로라도 주 로키산맥에 있는 북미방공우주사령부(NORAD)에서 원격조종으로 발사됐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기지인 강원 안변군 깃대령 일대에서 대형 차량 여러 대의 움직임이 포착돼 한국과 미국 정보 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7월 5일 북한이 발사한 7발의 미사일 중 6발의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이 발사된 깃대령 기지 인근에서 대형 차량 몇 대의 움직임이 미국 정찰위성에 포착됐다.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7월에 이어 미사일의 추가 발사 준비에 돌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포착된 대형 차량들에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가 탑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일각에선 일부 차량에 발사대가 장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 정보 당국은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는 14일을 전후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이 1일(현지 시간) 북한의 대포동 2호와 같은 크기와 속도를 가진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방어(MD) 체제 시험에 성공한 만큼 이에 대한 반발로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북한의 추가 도발 시나리오에 대해 다각적인 분석 작업을 벌이는 한편 깃대령 기지를 비롯한 북한 전역의 미사일 기지와 핵 관련 시설에 대해 감시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는 “이들 대형차량은 7월 5일 미사일 발사 시 투입된 차량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 움직임이나 징후가 포착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북한 장거리 미사일 겨냥…美, MD요격실험 첫 성공▼

미국이 1일 미사일방어(MD) 요격 실험에 성공했다. 두 차례의 요격 실험 실패 이후 18개월 만의 첫 성공이다.

미 공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2분(워싱턴 시간 기준) 알래스카 주 코디액에서 북한 장거리 미사일과 비슷한 크기의 표적 미사일이 태평양 상공에 발사됐고 17분 뒤 캘리포니아 주 밴던버그 공군기지에서 요격미사일이 발사됐다.

이어 13분 뒤 요격미사일에서 분리된 냉장고 크기의 ‘요격 발사체(kill vehicle)’가 1m 길이의 모형 탄두를 따라잡아 그대로 부딪쳤다. 격추 지점은 밴던버그 공군기지 서쪽에서 수백 km 떨어진 태평양 상공의 고도 160km 지점이었다.

공군은 표적 미사일을 격추하지 않고 요격 발사체가 표적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지, 지상 관제센터와 교신이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실험에서 당초 발표와는 달리 직접 요격하는 실험까지 실시했다.

이번 실험의 성공에 따라 미군의 MD 추진 작업은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공군의 MD 책임자인 헨리 오버링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실험은 완벽한 성공”이라며 “MD 시스템의 개발과 배치를 계속하는 데 필요한 커다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실험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표적 미사일의 발사 시점과 궤도를 사전에 알면서 진행한 ‘실험실 속의 성공’일 뿐”이라며 실전 배치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실험에 사용된 표적 미사일에는 장거리 미사일이 요격을 피하기 위해 미사일 본체에서 분리시켜 미끼로 사용하는 교란장치(decoy)가 장착돼 있지 않았다. 미 공군은 “교란장치까지 포함한 실험은 12월 최종 실험에서 진행된다”고 말했다.

오버링 소장은 실전에서의 요격 확률을 묻는 질문에는 군사 기밀임을 이유로 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요격 확률이 아주 높은지(excellent), 양호한지(good), 적당한지(fair), 낮은지(poor) 말해 달라”는 질문에 “양호하다”고 답했다.

미 공군은 북한의 대포동2호 발사가 임박했던 올해 6월 MD 시스템을 ‘테스트 모드’에서 ‘실전 모드’로 전환하는 등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강도 높은 대응 태세를 유지해 왔다.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미국이 전쟁위험 주범”北, MD실험 강력 비난▼

북한은 미국이 1일(현지 시간) 미사일방어(MD) 체제를 이용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요격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데 대해 “미국은 (한반도에) 전쟁 위험을 몰아오는 주범”이라고 비난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일 조선중앙방송에서 발표된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남조선과 미국 본토에서 우리를 공격하며 우리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미사일 발사 연습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남측에서 벌인 미사일 발사 연습은 미 공군이 8월 16일부터 3일간 전북 군산시에서 실시한 공대공미사일 발사 훈련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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