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후보들 20%대 득표 ‘質’서도 완패

  • 입력 2006년 6월 1일 03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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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바람은 광역단체장과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를 모두 휩쓸었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1일 2시 20분 현재 전국 230곳 가운데 159곳을 한나라당이 차지했다. 개표가 진행될수록 한나라당 당선자가 늘어나는 양상이 개표 내내 계속됐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공천자를 낸 185곳 중 21곳에서만 우세를 보였다. 19곳에서 우위를 지킨 민주당과 비슷한 수준이다. 열린우리당은 국회 의석 수에서는 민주당보다 13배나 많다. 특히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전승했던 광주지역에서 완패했고, 전북에서도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에 고전했다.

국민중심당은 충남 7곳에서만 우세를 보였다. 민주노동당의 성적도 저조하다. 민노당 소속 현역 구청장이 있는 울산 동구와 북구 2곳의 수성에도 실패했다. 민노당에서는 “한나라당 바람이 민노당의 고정 노동자 표까지 뒤엎었다”는 탄식이 나왔다.

충청권에서 열린우리당은 공주 연기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라는 호재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공주에서 국민중심당에 1위 자리를 내준 상태다. 한나라당은 대전 5곳 모두를 포함해 충청권 16곳에서 우위를 보였다. 충청권 1위 정당으로 돌아선 것.

민주당은 광주와 전남의 광역단체장뿐 아니라 광주에서 5곳 모두 1위를 달리는 등 기초단체장 선거도 압도했다.

영남권에서는 한나라당이 대구 8곳 전부를 석권하는 등 독주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경남 함양군의 현직 단체장인 열린우리당 소속 천사령 후보가 1위로 뛰어오른 것이 눈에 띈다. 열린우리당에 대한 실망 및 피로감,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 이후 보수세력의 결집 등이 한나라당에 사상 최대의 선거 승리를 안겨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노무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감이 예상보다도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다는 점이 드러난 선거”라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이지만 특정 정당이 지방정부를 독점하다시피 해 향후 견제 기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의 열세는 기초단체장 광역단체장 선거 등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번 선거에 인물보다 당을 선택한 민심이 많이 반영됐음을 보여 준다.

한나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11곳에서 당선이 확실시되고 당초 격전지로 평가된 대전에서도 당선이 유력하다.

열린우리당은 전북지사 한 자리만 건졌을 뿐으로 2004년 총선에서 152석의 과반 의석을 얻은 집권 여당치고는 참혹할 정도의 성적표다. 열린우리당 입장에서 더욱 괴로운 대목은 득표율 차다. 전통적 한나라당 우세지역인 영남뿐 아니라 수도권 등에서도 열린우리당 후보들은 20%대 득표율에 그쳤다. 양적 측면뿐 아니라 질에서도 완패한 셈이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를 비롯한 한나라당 후보들은 대부분 60∼70%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002년 당시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한 수도권 선거의 경우 여당인 민주당이 지기는 했지만 1위와의 득표율 격차는 10%포인트 안팎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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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권혜진 기자 hj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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