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 혁신 “놀랍다”는 대통령, 體感 못하는 국민

  • 입력 2006년 5월 2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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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그제 정부혁신토론회에서 “정말 놀랄 만한 성과를 이뤘다”고 자화자찬했지만 정작 정부 자체 여론조사 결과는 다르다. ‘혁신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설문에 응답자의 65.5%가 “없다” “모른다”라고 답했다. 3년간 ‘혁신 피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회 곳곳을 흔들어 놓았지만 실상이 이렇다.

혁신에 성공하려면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그럼에도 노 대통령을 비롯한 이 정권 사람들은 독선과 오만에 빠져 다수 국민을 ‘기득권 세력’으로 매도하기에 바빴다. 늘어나는 세금 부담을 힘겨워하는 국민에게 위로는커녕 조롱의 언사를 날리기까지 했다.

이들의 자질 미달과 편향성은 정책 수요자인 국민의 불신을 증폭시켰다. 부동산정책을 도시빈민운동가 출신이 수립한 것도 그런 예다. ‘혁신’이란 이름 아래 나온 많은 정책이 세계화와 시장을 거부하는 이들의 생각을 담은 경우가 많았다.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이런 정책들이 시장에서 먹혀들지 않으니 국민이 무슨 수로 혁신을 체감하겠는가.

이 정권의 ‘혁신’에는 뼈를 깎는 자기 개혁의 고통도 없다. 오히려 공무원을 2만6000명 가까이 늘렸고, 일만 생기면 위원회부터 만들었다. 한마디로 반(反)혁신을 한 것이다. 지난달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정부행정효율’이 16단계나 떨어져 60개국 중 47위에 그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일본 참의원은 지난주 ‘향후 5년간 공무원 5% 이상 감축, 연금 개혁’ ‘정책금융기관 민영화’ 등을 골자로 하는 행정개혁추진법을 통과시켰다. 일본 언론은 이를 ‘관(官)에서 민(民)으로’를 외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5년 개혁의 완결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런데도 자찬(自讚)이나 듣고 있으려니 낯 뜨겁다. 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기왕의 혁신이 실패한 이유를 살펴 정책의 실효성(實效性)을 높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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