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부시-北 인권특사 대화 사진 공개 이유는

  • 입력 2006년 5월 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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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2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담당특사(왼쪽)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빅터 차 백악관 아시아담당국장. 사진 제공 백악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2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담당특사(왼쪽)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빅터 차 백악관 아시아담당국장. 사진 제공 백악관
주한 미국대사관은 4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담당특사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얘기를 하고 있는 사진을 백악관 측에서 받아 국내 언론사에 배포했다.

이 사진은 지난달 28일 부시 대통령이 탈북한 김한미(6) 양과 부모, 그리고 납북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의 어머니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뒤 찍은 것.

백악관 측의 사진설명엔 “부시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레프코위츠 특사의 보고를 듣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탈북자와 일본인 납북자 가족을 만난 뒤 ‘취임 이후 가장 감동적인 만남이었다’고 밝혔다”라고 씌어 있다.

이를 놓고 정부 내에선 최근 정부가 개성공단의 임금과 인권문제를 제기한 레프코위츠 특사를 강하게 비판한 데 대해 미국 정부가 사진을 통해 반박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레프코위츠 특사가 같은 달 28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임금 착취 문제 등을 제기한 것을 ‘내정간섭’으로 규정했다.

이종석(李鍾奭) 통일부 장관은 3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레프코위츠 특사가 지속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그는 미 국무부와 조율을 거치지 않고 문제를 제기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미국 정부의 사진 공개에는 ‘레프코위츠 특사가 부시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으며, 레프코위츠 특사의 개성공단 비판은 미 정부의 공식 견해’라는 의미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미대사관 측은 사진을 배포한 언론사 측에 “백악관에서 한국, 일본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 배포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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