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 소리꾼 문화정책 首長으로

  • 입력 2006년 3월 3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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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띄워졌습니다.”

신임 김명곤(金明坤·54·사진) 문화관광부 장관 내정자가 2일 오후 6시 서울 대학로의 한 연극 연습실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이창동(李滄東·영화감독) 전 장관에 이어 참여정부 들어 두 번째 현장문화예술인 출신 장관. 지난해 말 연임 끝에 6년에 걸친 국립극장장 임기를 마친 뒤 자신이 창단한 극단 ‘아리랑’의 연극 ‘격정만리’ 연출가로 ‘본업’에 복귀한 지 불과 두 달 만이다.

“본업인 광대로 돌아와서 좋다”고 했던 그는 입각 소식에 다소 겸연쩍어 하며 “내 인생이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 못했지만, 잠시 나 개인을 희생하고 봉사하라는 운명이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이미경(李美卿) 국회 문화관광위원장 등 경합 후보를 제친 데는 국립극장 경영 실적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극장장 재직 때 국립극장을 정부 산하 책임운영기관 중 A등급에 올려놓았고 그 업적을 인정받아 2005년 최고액의 성과급을 받아 연봉순으로 대통령, 국무총리에 이어 서열 3위였다.

‘코드 인사’라는 평이 있다고 묻자 그는 “문화는 정치적 코드로 되는 것 같지는 않고 서로 스며들고, 나누고,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닐까”라고만 말했다.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국민과 정부 사이의 징검다리 구실을 하는 언론의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며 “언론 문제는 앞으로 생각할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내 기본적인 성격은 어떻게든 화합해서 합리적으로 해 나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시절 연극반원으로 배우의 길에 들어선 김 내정자는 체제저항적인 연극 운동을 벌였다. 그가 창단한 극단 ‘아리랑’은 대학로에서 판소리 등 한국 전통 요소와 연극을 결합한 민족극을 공연해 왔다. 영화 ‘서편제’에서 발휘한 그의 소리 실력은 박초월(朴初月) 명창에게서 배운 것. 부인 정선옥(44) 씨는 배화여고 교사 시절 제자로 처음 만났다.

국립극장장 시절 직원들과 어울릴 때면 가수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부를 만큼 젊은 감각을 과시했지만 흥이 오르면 판소리 한 대목을 열창했다고. 정동영(鄭東泳) 열린우리당 의장과는 전주초등학교, 전주고를 함께 다닌 막역지우.

△전북 전주 △서울대 독어교육과 △‘뿌리 깊은 나무’ 기자 △극단 아리랑 대표 △전국민족극협의회 의장 △국립극장장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 내정자

국세청장과 관세청장, 국세심판원장 등 세제 분야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세무통. 현 정부 초대 국세청장으로 접대비 실명제 등의 혁신을 선도해 국세청을 최우수 혁신기관으로 올려놓았다. 지방대 출신이지만 중앙에서 거둔 입지전적 성과 때문에 모교 학다리고 명칭을 딴 ‘학다리’가 별명.

△전남 함평(55) △전남대 무역학과 △재정경제부 감사관 △재경부 세제실장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 내정자

옛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과장이던 1994년에 정보통신부로 옮겼다. 행정고시 합격 20년 만에 부이사관이 됐지만 이후 요직을 두루 거친 대기만성(大器晩成)형. 항상 웃는 스타일이어서 주변에 적이 없다는 평. 너무 무색무취하다는 얘기도 있다.

△서울(52) △동성고 △서울대 법학과 △경제기획원 투자기관1과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전문위원 △정통부 기획관리실장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처를 거치면서 예산 업무를 주로 담당해 숫자에 밝다. 현 정부 들어 대통령산업정책비서관으로 일하다 2004년 7월 중소기업청장에 발탁됐다. 추진력이 있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다른 의견을 잘 듣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경남 통영(57) △부산고 △서울대 경제학과 △재정경제원 예산총괄과장 △대통령정책관리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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