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진상조사-피해보상…6·25 ‘北민간인 희생’도 검토

입력 2005-12-02 03:02수정 2009-09-3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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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열린우리당이 6·25전쟁 당시 ‘미군에 의한 북한 민간인 피해’도 과거사 진상조사 및 위령탑 건립 등 피해보상 대상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본보는 1일 ‘북한지역 전역에 걸쳐 미군의 초토화 작전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도 과거사 피해보상 검토 대상으로 적시한 당정의 ‘대외주의(對外注意)’ 자료를 입수했다.

행정자치부가 작성한 ‘과거사 피해보상 추진 방향’이란 제목의 이 자료는 지난달 30일 정부와 여당의 ‘진실규명과 화해를 위한 당정공동특위’에 배포됐다.

▽피해보상 대상의 타당성 논란=이 자료는 과거사 청산 대상을 ‘1948년 8월 정부수립 이후 국가 권력의 잘못된 행사로 인한 국민의 피해’로 규정했다.

이와 함께 국가 권력의 정상적인 법 집행이 불가능했던 ‘6·25전쟁 중 민간인 피해’도 진상규명과 함께 명예회복 차원의 보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미군에 의한 ‘북한 지역 민간인 피해’가 포함돼 있다.

이는 적지(敵地)에 대해 대규모 공습(초토화 작전) 등을 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된 피해까지 ‘국가권력의 잘못된 행사’로 규정하고 진실 규명과 피해보상을 추진하자는 것이어서 그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또 보상을 위해서는 진상조사가 전제돼야 하는데 과연 북한지역에 대한 진상조사가 가능한가 하는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김일영(金一榮·정치학) 성균관대 교수는 “전쟁 피해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유감을 표시할 수는 있다”며 “그러나 전쟁을 도발한 북측은 책임 논의 자체를 외면하고 있는데 피해자인 남측이 먼저 보상을 말하는 것은 상호주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료 작성에 관여한 행자부 관계자도 문구 자체에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다만 이는 전쟁 피해보상 범위에 대한 학계의 의견을 소개한 참고자료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조사와 보상의 현실성 문제=이 자료는 남측에 의한 ‘보도연맹원사건 연루자(30만 명), 예비 검속에 의해 좌익 의혹을 가진 것으로 본 불특정 다수’ 등도 피해보상 대상으로 예시했다.

그러나 이렇게 광범위한 대상에 대한 조사가 가능한지 의문이라는 지적과 함께 조사가 이뤄질 경우 해묵은 좌우 갈등을 되살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정 자료는 6·25전쟁 중 피해자의 경우는 개별보상보다는 진상조사를 통한 위령탑 건립 등 상징적인 명예회복을 강구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개별보상을 할 경우 최대 100조 원까지 예산이 소요될 수 있는 만큼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

하지만 당정은 전쟁 기간이 아닌, 권위주의 시대의 공권력에 의한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다양한 특별법을 제정해 구체 사건마다 개별 보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것만 해도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된다. 10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거창사건 특별법 개정안의 예로 볼 때 현재 과거사 보상 관련 제정·개정 법률안이 6개 항목 10건이나 돼 수천억 원이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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