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부대 이라크파병 1년… ‘평화의 KOREA’ 이미지 높여

  • 입력 2005년 8월 3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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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부대가 이라크의 평화 재건과 치안 유지를 위해 파병된 지 3일로 꼭 1년을 맞는다. 그동안 자이툰부대는 각종 민사(民事)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지만 현지의 테러위협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고 미군의 내년 철수설까지 나오고 있어 역할을 조정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성과=자이툰부대의 가장 큰 성과는 대민 지원활동을 통한 한국의 이미지 제고이다. 자이툰 장병들은 폐허가 된 아르빌 지역의 상하수도 정비, 학교 개·보수, 도로포장 등 활발한 재건활동을 통해 현지의 민심을 얻었다. 또 의료지원을 통해 주민 1만1000여 명을 진료하고 문맹자 교육, 기술교육 등을 벌여 ‘점령군’이 아닌 ‘평화재건군’이라는 인식을 심어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다른 주둔군들도 한국군의 민사작전을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전 이후 최대 규모의 파병을 통해 실전적 경험을 축적한 것도 성과이다. 3500여 명의 장병과 5만 t의 장비물자를 7600km 이상 떨어진 이라크로 옮기기 위해 공중과 해상을 통해 대규모 입체 수송작전이 진행됐다. 특히 자이툰 1진 병력 1175명과 차량 394대는 테러위협에도 불구하고 쿠웨이트에서 이라크 아르빌 간 1115km를 육로로 이동해 창군 이래 최장거리의 지상수송 기록을 세웠다. 또 현지 미군과 함께 주요 인사 및 교민 호송, 항공기 경계, 도로정찰 등 2900여 회의 각종 군사작전을 수행해 한미 연합작전 능력을 제고하는 성과도 일궈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자이툰 파병이 당시 균열 논란에 휩싸였던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남은 숙제=현지 저항세력의 테러위협이 고조되고 있어 군 당국이 고심 중이다. 5월 말 자이툰부대 주둔지를 겨냥한 대전차포 공격이 있은 뒤로는 후속공격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회를 방문한 황의돈(黃義敦) 초대 자이툰부대장은 “전반적으론 호전되고 있지만 현지 치안이 안정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뉴스위크 등 외신은 미국이 내년 말까지 이라크 주둔군을 10만 명까지 감축하는 계획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미군과 영국군의 철군이나 대폭적인 감군이 실현될 경우 자이툰부대의 규모와 역할을 재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윤광웅(尹光雄) 국방부 장관은 올해말 만료되는 자이툰부대의 파병 연장 동의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그러나 여야 의원 31명이 지난달 철군 촉구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데 이어 많은 시민단체가 파병 연장 반대 운동에 적극 나설 움직임이어서 논쟁이 재연될 소지가 크다.

군의 한 소식통은 “자이툰부대가 평화재건 임무를 상당 부분 완수한 점을 들어 파병병력을 절반 이하로 줄이고 장비를 보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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