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건교부장관 평균10개월 단명

  • 입력 2005년 3월 28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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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28일 강동석(姜東錫) 건설교통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로써 건교부는 1994년 부가 생긴 이래 모두 12명의 장관이 교체돼 장관 평균 재직기간이 10개월 여 남짓에 불과한 '단명(短命) 부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후임 건교부 장관으로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현 정권이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는 △행정도시 건설 △공공기관 지방이전 △수도권 규제 완화 등을 모두 건교부가 주도하고 있어 장관 자리를 오랫동안 비어둘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문성 무시한 인사가 '단명 장관' 원인=건교부는 1994년 12월23일 건설부와 교통부가 합쳐져 출범한 이후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그동안 오 명(吳 明) 장관을 시작으로 강 장관에 이르기까지 모두 12명의 장관으로 임명돼 장관 1명당 평균 재직기간이 10.3개월 정도에 머문다.

12명 가운데 7명이 1년을 채우지 못했다. 이번에 사표 처리된 강 장관은 1년 3개월 동안 근무해 그나마 '장수 장관'으로 분류된다.

특히 2001년에는 임명됐던 오장섭(吳長燮·7대) 김용채(金鎔采·8대) 안정남(安正男·9대) 등 3명의 장관은 재직기간이 16일에서 4개월 남짓에 불과했다.

이처럼 건교부 장관이 단명으로 그친 데에는 전문성을 무시하고 정지척인 계산이나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에 따라 비전문가를 앉힌 게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이정무(李廷武·4대) 오장섭, 김용채 전 장관은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 민주당과 자민련의 합의에 따라 '자민련의 몫'으로 분류되면서 임명된 정치인 출신이다.

또 추경석(秋敬錫·2대) 이건춘(李建春·5대) 안정남 전 장관은 국세청장으로서 해당 정권에 '충성'한 데 따른 보상으로 장관이 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안정남 장관은 부동산 투기 의혹에 근육암 재발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데도 임명됐다가 22일 만에 물러나는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차기 장관은 누가 할까=차기 건교부 장관은 전문성 및 업무추진력과 함께 도덕성을 겸비한 인물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도시 건설 등 각종 정부 현안을 차질 없이 수행하면서도 최근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 논란을 피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관가와 건설업계에서는 건교부 출신으로는 조우현(曺宇鉉)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추병직(秋秉直) 전 건교부 차관, 김세호(金世浩) 현 차관 등을 유력한 후보로 꼽는다.

조 사장은 건교부 차관과 철도청 차장을 지내 건설과 교통을 두루 알고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는 3년 동안 무리 없이 업무를 처리했다는 평가다.

추 전 차관은 17대 총선에서 경북 구미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섰고 현재 열린우리당 경북도당 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라는 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인사로는 열린우리당 신행정수도후속대책위원장인 김한길 의원과 박병석(朴炳錫)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용섭(李庸燮) 전 국세청장도 유력한 후보군 가운데 포함된다.

국세청장 임명과정에서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을 받은 데다 국세청장 재직 시 무난한 업무 처리로 청와대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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