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일방주의, 아시아 반발 부른다”

  • 입력 2004년 12월 10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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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비영리·비정부기관인 아시아재단은 10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정책건의서 발간 기념 토론회를 열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오른쪽에서 세번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윤영관 서울대 교수(왼쪽에서 두번째)를 비롯한 한미 양국의 전문가가 다수 참여했다.-박영대 기자
미국의 비영리·비정부기관인 아시아재단은 10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정책건의서 발간 기념 토론회를 열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오른쪽에서 세번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윤영관 서울대 교수(왼쪽에서 두번째)를 비롯한 한미 양국의 전문가가 다수 참여했다.-박영대 기자
“미국은 6자회담의 틀 안에서라도 북한과 직접 협상하고, 미국의 일방주의 때문에 거세진 아시아의 반미감정을 다독여라.”

아시아 지역과의 우호협력 증진을 위한 미국의 비영리·비정부기관인 아시아재단은 10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정책건의서 발간 기념 토론회를 열고 미국 정부에 대해 이같이 권고했다.

이 보고서는 마이클 아마코스트 전 국무부 차관, 스테이플턴 로이 전 국무부 차관보, 김경원(金瓊元) 사회과학원장 등 미국과 아시아의 전문가가 다수 참여해 작성됐다.

이홍구(李洪九) 전 국무총리 주재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김 원장은 북-미 양자대화의 필요성을 지적하며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 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미국은 핵무기 해결을 위한 유인책을 북한에 명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의 요시오 무라카미 국제분야 담당국장은 미국의 외교정책 추진방식이 동아시아 국가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반감을 사고 있다며 일방주의의 완화를 촉구했다.

무라카미 국장은 “일본과 미국 정부 관계는 전후 최고라고 할 정도로 협력적이지만, 많은 일본인도 미국의 외교정책에 반대하고 있다”며 “조지 W 부시 2기 행정부의 모습에서 다자주의적 시각을 가진 사람이 물러나는 모습을 보면서 일방주의가 오히려 강화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시각’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에 나선 프랭크 자누지 미 상원외교위원회 연구원 역시 북한 핵 협상과정에서 실현 가능한 대안 마련 및 일방주의 외교의 자제를 권고했다.

자누지 연구원은 “아시아에서 미국이 담당해 온 지역분쟁 완화 및 해결의 역할은 지속되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그 역할은 미국의 자의적인 역할 규정이 아니라 아시아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 자누지 연구원은 “2001년 부시 대통령의 취임 직후 햇볕정책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이제는 대북 포용정책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최선의 방책이라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지정토론에 나선 윤영관(尹永寬) 서울대 교수는 “미국 정부가 북한 핵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려면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좀더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라며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속담처럼 대화가 무력보다 더욱 강력한 문제해결 수단”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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