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정권 교체” 목청 높인 네오콘…한국정부 불신

  • 입력 2004년 11월 24일 18시 46분


코멘트
미국 재야의 신보수주의자(네오콘)들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계기로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력히 비판하며 북한의 정권교체를 주장하고 나서 그 배경과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북 강경파로 네오콘들의 미 행정부 내 교두보 격인 존 볼턴 국무부 차관을 부장관으로 승진시켜 6자회담 중심의 기존 대북정책을 뒤바꿔 놓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강경파의 움직임=네오콘의 산실로 불리는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북한 전문가 니컬러스 에버슈타트 선임연구원이 선봉에 있다.

그는 9일 부시 2기 행정부 외교정책 세미나 발표를 시작으로 각종 기고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정부를 ‘달아난 동맹’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그는 23일 새로 공개된 시사주간지 타임(아시아판) 기고문에서 한국 중국 북한이 모두 부시 대통령의 낙선을 원했고 청와대는 선거 결과가 분명해지자 국가안보회의까지 비상소집했다고 주장했다. 6자회담을 ‘익명의 알코올중독자 회담’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이 기고문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은 더욱 강경해질 것이라며 △국무부의 ‘정권교체’(수뇌부 개편)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압박 등을 주문했다. ‘국무부 정권교체’는 볼턴 차관의 부장관 승진론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네오콘 기관지로 통하는 위클리 스탠더드의 윌리엄 크리스톨 편집장은 22일 ‘북한의 정권교체를 향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배포했다.

그는 “(북한 내부의 이상 조짐에 대한 보도는) 북한의 스탈린식 권력구조에 균열이 가고 있고 중대한 반체제 행동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부시 2기 임기 중 우선정책의 하나는 이 지독한 정권을 다루는 것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경파의 노림수=미 언론들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의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로 볼턴 차관의 부장관 기용 여부를 거론해 왔다.

AEI 출신인 볼턴 차관은 크리스톨 편집장,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함께 네오콘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PNAC)’를 창립한 멤버.

강경파들은 부시 행정부의 6자회담 전략은 북한에 유화적인 한국 정부에 끌려다니기만 해온 실패작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볼턴 차관의 부장관 기용을 관철시킴으로써 더욱 강경한 대북정책이 나오도록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대북 경제제재와 무기수출 저지를 명분으로 한 해상봉쇄까지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maypo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