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시 2期, 對美 외교라인 재점검해야

  • 입력 2004년 11월 4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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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승리 선언 연설은 ‘미국의 단결’과 ‘강력한 미국’으로 압축된다. 양분된 미국을 하나로 묶겠다는 대내적 약속과 ‘모든 힘의 원천’을 동원해 외교정책을 수행하겠다는 다짐이라고 할 수 있다. 미 국민은 공화당의 상하원 의석까지 늘려 부시에게 소신껏 국정 운영을 해 나갈 기반을 마련해 줬다.

한국의 대미 외교도 더 강력해진 ‘부시 2기(期)’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라크전쟁을 비롯해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지만 부시의 힘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노무현 정부 출범 후 한미 관계는 최악의 단계를 거쳐 가까스로 봉합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의 새 정부와 ‘부시 1기’가 적응하는 과도기에 겪었던 시행착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할 일이다.

미국은 우리의 50년 동맹이다. 정부 외교안보라인은 미국과 함께 가며 국익을 극대화하는 현실적 처신을 해야 한다. 일부 국민의 주장에 영합하기 위해 자주를 거론하고, 현실에 근거하지 않은 설익은 주장을 외교에 적용하려다 한미 관계를 흔드는 실수는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왜 이 시점에 야당에서 인적 쇄신 요구가 나오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의 주도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일본만 해도 총리가 선거 전에 부시 지지를 선언해 미일 밀월시대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밀착된 미일 사이에 끼어들어 한반도 문제에 목소리를 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가 안 될 경우 부시가 거론한 ‘힘의 동원’은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지도 파악해야 한다.

부시의 재선은 한미 관계의 안정성과 연속성 측면에서 한국에 불리한 결과가 아니다. 이라크 파병 등 현안 해결 과정에서 축적된 신뢰를 바탕 삼아 양국 관계를 격상시킬 수 있다. 2주 뒤에 열릴 한미 정상회담이 ‘부시 2기’를 맞아 한미 동맹의 질적 발전으로 가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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