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미래다룰 ‘안보정책구상회의’ 신설

  • 입력 2004년 10월 24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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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미 워싱턴에서 제36차 연례 안보협의회의(SCM)를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윤광웅 국방부 장관(왼쪽)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워싱턴=로이터 연합
22일 미 워싱턴에서 제36차 연례 안보협의회의(SCM)를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윤광웅 국방부 장관(왼쪽)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워싱턴=로이터 연합
한국과 미국은 ‘탈냉전 및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새로운 안보환경에 맞춰 한미동맹의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 양국이 공동 참여하는 안보정책구상(SPI) 회의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윤광웅(尹光雄) 국방부 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22일 미 워싱턴에서 제36차 연례 안보협의회의(SCM)를 갖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13개항에 합의하고, 공동성명 형식으로 발표했다.

합의문은 새로 출범하는 SPI 체제가 냉전시대 50년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한미 군사동맹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선 한미 양국이 세계 안보환경의 변화에 유념하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재확인하며, 한국의 협력적 자주국방 계획을 미국의 ‘군사변혁(global transformation)’과 조화되도록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주한미군의 작전 범위가 북한 봉쇄를 넘어 동북아지역의 군사적 균형추 역할, 즉 ‘지역안정화군’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미 국방부는 이를 ‘전략적 유연성’이란 표현으로 설명해 왔다.

SPI는 한국군이 주한미군으로부터 넘겨받은 공동경비구역(JSA) 경비 등 10대 임무의 사후처리, 150개 주한미군 전력증강사업에 따른 한국군의 공동보조 추진방안도 논의할 전망이다.

그러나 국방부 당국자들은 이날 “주한미군은 한반도 안정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점을 미군당국도 동의했다”며 “주한미군의 역할에 갑작스러운 변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도 기자회견에서 “한미동맹에 변화가 있다면 한국군이 더 많은 임무와 더 많은 부담을 지게 되는 것일 뿐이며, 한반도 방어 및 지역안보에 기여한 주한미군의 역할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주한미군의 역할을 한반도로 국한하되 향후 확대 해석할 수 있는 여지는 남긴 셈이다.

이번 합의로 18개월 동안 주한미군 감축, 용산기지 이전 등 구체적 현안을 논의하던 미래 한미동맹정책구상(FOTA)회의는 폐지됐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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