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조직위 간담회

  • 입력 2004년 9월 21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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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조직위원회’ . 왼쪽부터 황지우 총감독, 박맹호 조직위원장 직무대행, 송영만 집행위원(대한출판문화협회 국제담당 상무이사).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조직위원회’ . 왼쪽부터 황지우 총감독, 박맹호 조직위원장 직무대행, 송영만 집행위원(대한출판문화협회 국제담당 상무이사).
이강숙 위원장의 사퇴 등으로 난항을 겪어온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主賓國) 조직위원회’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구체적인 내년 행사계획을 발표했다.

조직위는 우선 당면과제인 민간 기금 조성사업은 올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폐막되는 10월10일 이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지우 조직위 총감독(시인)은 “10월10일 유럽 현지에서부터 (유럽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을 상대로 설득에 나설 것”이라며 “스포츠 마케팅과 달리 문화 마케팅은 즉효성이 떨어지지만 지속성, 침투성이 강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민간 기금 조성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주빈국 행사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위의 한 주축이 되는 대한출판문화협회 역시 이날 정기 이사회에서 기금 조성사업을 처음으로 공식 논의했다. 협회 송영만 국제담당 상무이사는 “132억원으로 예정된 민간 모금액 가운데 30억원 안팎을 출판계에서 부담해야 한다는데 회장단을 중심으로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황지우 총감독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주빈국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첫 과실을 맛볼 곳은 바로 출판계”라면서 “우리 출판계가 구조적 영세성을 면치 못하기 때문인지 몰라도 모금에 너무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직위는 내년 주빈국 행사가 현재 문학 출판 전시 공연 분야에 걸쳐 55개가 예정돼 있으며 10월 말 확정된다고 밝혔다. 대표적 행사로는 내년 3월부터 10월의 도서전 직전까지 독일 외곽 도시에서 주요 도시로 이어지는 ‘한국 문학 순회 낭독’이 있다. 또한 독일 문학단체인 ‘문학의 집(Literatur Haus)’이 매년 주관하는 독일 최대의 시 축제 ‘도시의 시(詩)’ 행사에 한국 문학 특별행사가 마련돼 포스터 우편엽서 플래카드 등을 통해 한국 시가 집중 소개될 예정이다. 조직위는 또 한국 문인들이 독일 방송의 문학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일도 준비 중이다. 고인쇄 도자기 불화 현대미술 등의 전시회, 무용 음악 등의 공연, 영화 상영전 등도 마련된다.

황지우 총감독은 “공연 전시 등의 공간 확보가 난점이었지만 ‘대관(貸館) 후 독점 운용’ 방식보다는 ‘독일과의 공동 제작’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황 총감독은 “6월 독일 헤센방송국을 찾아가 종묘제례악과 판소리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한 후 콘서트홀 제공, 티켓 판매권 확보 등 대단히 유리한 조건으로 공연 계약을 맺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보다 먼저 90년에 주빈국 행사를 치른 일본의 경우 출판계가 10억 엔(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적극적으로 모금, 행사 성공의 발판으로 삼았으며 이는 4년 후 오에 겐자부로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이는 주빈국 행사를 불과 1년 앞두고서도 제 역할을 미루고 있는 우리 출판계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라는 지적이 많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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