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평택부지 年內 절반 달라" 토지수용 시간 촉박

  • 입력 2004년 8월 6일 06시 54분


코멘트
5일 밝혀진 미국의 ‘평택지역 대체부지안’은 미국이 용산기지와 미 2사단 기지의 경기 평택 지역 이전을 서두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미는 평택지역의 대체부지 면적으로 당초 미국이 요구한 361만평보다 12만평(3.3%) 적은 349만평에 합의했을 뿐 대체부지 제공 시기에 대해선 아직 논의를 더 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이 전체 부지의 절반 이상을 올해 안에 제공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구체적인 시기를 제시하며 기지 이전에 속도를 내려는 상황에서 한국이 부지제공의 시기를 늦추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촉박한 부지 확보 일정=당초 미국안(지도 참조)은 올 6월 이전에 캠프 험프리 주변 팽성읍 대추리 등 일대 24만5000평을 한국이 확보해 제공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일정은 한국 정부의 토지 매입이 차질을 빚고 있어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미국은 이와는 별도로 올해 안에 캠프 험프리 주변의 팽성읍 흑무개들 지역 등 78만평과 오산공군기지 주변 104만평을 제공해 줄 것을 함께 요구했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하며 토지 수용에 응하지 않는 실정이다.

당초 정부는 매입 대상 토지 대부분이 농지이기 때문에 나이 많은 현지 주민들에게 충분히 보상해 주면 이들이 농사를 포기하고 토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예측은 빗나가고 말았다. 적지 않은 주민들이 농사를 포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기도가 평택 국제신도시 건설을 추진하면서 주변 농토의 값이 오른 상황이어서 주민들은 “정부의 매입가(5만9000∼7만7000원)로는 다른 곳의 농토를 살 수 없다”며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해당 지역 지주 중 다른 곳에 사는 부재(不在)지주들이 60∼70%에 달해 토지 수용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점에 정부는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은 이 같은 한국의 사정을 알지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미가 합의한 서울 용산 미군기지 이전 및 연합토지관리계획(LPP) 개정안 등을 이행하기 위해서도 한국 정부의 신속한 토지 제공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올해부터 용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기 시작할 경우 시설 건설에만 1∼2년이 걸리기 때문에 이전 완료 목표시점(2008년)을 맞추려면 가급적 올해 내에 50만평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필요하다.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2005년까지 캠프 험프리 주변 팽성읍 도두리 일대의 130만평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용산기지 및 미 2사단 이전부지 대부분을 마련할 수 있다. 미국은 2008년까지 나머지 팽성읍 내리 일대의 24만5000평을 제공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최소한 미국의 요구보다 1년 이상은 대체부지 마련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 2사단 시설 개념도의 내용=미국은 미 2사단을 올해 한국이 제공하는 평택 팽성읍 대추리, 흑무개들 등의 83만평 부지로 옮길 전망이다. 시설 개념도에는 한국에 잔류할 2사단 예하부대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공원 2개와 골프코스, 학교, 병원들의 시설을 세우고 기지 남북에 각각 한 개씩의 육군훈련장을 마련하는 내용 등이 개념도에 들어 있다.

클릭하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