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黨지지율 20%대 언론탓만 할건가”

  • 입력 2004년 7월 1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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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창당 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주변의 평가가 아니다. 자체 분석이 그렇다.

신기남(辛基南) 의장은 1일 오전 확대간부회의 등에서 이같이 규정한 뒤 “초심으로 돌아가 창당 때의 비상한 각오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넓적다리 안쪽에 살이 붙으면 끝장이다. 다시 개혁 정치 실천으로 달려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부영(李富榮) 상임중앙위원도 “한나라당 박창달(朴昌達)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과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면 당의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며 가세했다. 한 고위 당직자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당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겉으로 드러난 열린우리당 추락의 원인으로는 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 파동에서 촉발된 각종 당-청간 불협화음을 시작으로 김선일씨 피살 사건, 박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 이은 정동채(鄭東采) 문화관광부 장관의 인사 청탁 의혹 등 꼬리를 문 악재가 우선 꼽힌다. 현안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던 친노 그룹의 핵인 이광재(李光宰)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에 기대가 크기 때문에 지지했는데 막상 선거가 끝나고 각종 현안에 대해 당-정-청이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하지만 악재가 두 달 넘게 끊이지 않자 당 내에서는 사태의 근본 원인을 내부에서 찾아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 이상 야당이나 언론 탓을 할 단계를 넘어섰다”(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는 것이다.

최근 거론되는 당내 문제점으로는 △신기남 의장,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의 리더십 부재 △소속의원들에 대한 통제력 상실로 효율적인 원내 전략구사 실패 △각종 개혁 과제를 아직 실현하지 못한 데 따른 한나라당과의 차별성 부각 실패 등이다.

수도권 중진인 P의원은 “도저히 이 상태로는 당 운영이 제대로 될 수 없는데 지도부는 여전히 ‘총선 민의는 우리 당’이라며 ‘아, 옛날이여’를 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열린우리당은 원내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진 의원으로 구성된 기획자문위원회(위원장 임채정·林采正 의원)를 발족해 돌파구를 마련키로 했다. 하지만 이마저 108명의 초선 의원에 밀렸던 중진들의 소외감 해소 차원이라는 회의론도 없지 않다.

게다가 당직자들은 “당 운영 과정에서 목소리를 내겠다”며 6일 정당 사상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할 계획이다. 당내 파열음은 이래저래 당분간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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