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앞에 타협은 없다?…여야 院구성 지연쟁점

  • 입력 2004년 6월 20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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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원 구성을 둘러싸고 ‘밥그릇 다툼’을 벌이자 여론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서로 국회 공전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협상의 쟁점을 살펴본다.

▽예산결산특위의 상임위 전환=한나라당이 상임위원장 배분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예결위 상설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여야가 국회개혁특위에서 최우선 과제로 다루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최근 협상에서 상임위 전환 시한을 ‘9월 정기국회 이전’으로 못 박자는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협상이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국회개혁특위에서 충분히 시간을 갖고 다루자는 방침이지만 시한을 정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 가운데는 한나라당의 주장이 무리하다는 견해가 많다.

미국의 경우, 의회에 전문가 인재들이 포진해 있는 예산처가 있어서 행정부의 예산안 조정은 물론 독립적 예산 편성까지 하는 반면 우리 의회는 미국과 같은 기능이 없기 때문에 예결위 상설화 문제는 신중하고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사위와 운영위 위원장 배분 문제=마찬가지로 양당의 대립이 첨예한 사안. 양당이 법사위원장에 집착하는 것은 모든 법안이 최종적으로 법사위를 통과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상당한 수정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열린우리당은 물론이고 한나라당도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에는 관례상 법사위원장은 제1당이 맡아 왔다. 한나라당이 150석 제1여당이었던 15대 국회와 한나라당이 제1당으로 야당이었던 16대 국회 모두 한나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았다. 열린우리당은 협상 과정에서 전후반기로 나눠 맡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법사위 말고 문광위 건교위원장도 전후반기로 나눠 맡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 한나라당은 최근 “법사위원장을 양보하는 대신 운영위원장을 가지면 원 구성에 합의할 수도 있다”는 제안을 내놓아 타결 여부가 주목된다.

▽해법은 없나=여당은 타결의 열쇠는 한나라당 쪽이 쥐고 있다고 말한다. 열린우리당 전병헌(田炳憲) 부대표는 “원 구성 협상이 늦어지면 욕은 여당이 먹을 수밖에 없고, 한나라당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법사위나 운영위 중 하나를 가져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는 상태. 따라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국회 운영이 상당기간 파행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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