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다자틀內 북안전보장' 美-日 언론 반응

  • 입력 2003년 10월 20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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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북한에 대한 불가침 5개국 연대보장 방안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큰 변화’라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을 나타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지난주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으며 이는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등이 주장해 온 ‘좀 더 유연한 입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불가침 보장이 백악관으로서는 변화된 접근 방법이라고 보도했다.

또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한에 문서화된 안전 보장 방안을 제시한 적은 있지만 다국적 보장은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새로운 개념이라고 논평했다.

AP통신은 부시 대통령의 제안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장래의 다자간 회담에 추진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미국 관리 2명의 말을 인용해 부시 대통령의 이번 제안은 실패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5자 안전보장’을 얻기 위해 핵무기 개발계획뿐만 아니라 이미 개발해 놓은 핵무기들까지 포기해야 한다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와 딕 체니 부통령 진영은 여전히 ‘북한은 결국 핵문제를 계속 끌고 갈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북한과 의미 있는 교섭을 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의 새로운 접근법이 실패한다면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세계에 알릴 수 있으며 그만큼 효과를 거두는 셈’이라는 미 관리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 경우 미국은 북한에 대해 더욱 단호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홍권희특파원konihong@donga.com

▼아사히 “美, 北과 대화의지 천명”▼

일본의 주요 언론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체제 안정을 다자간 틀 안에서 문서로 보장할 뜻을 밝힌 데 대해 20일자 조간 2, 3개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북핵 문제의 해결 가능성에 관심을 나타냈다.

아사히신문은 1면 두 번째 기사와 국제면 머리기사로 이를 보도하면서 “부시 대통령이 문서화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라면서 “미국이 중국과 협조해 북한을 대화의 마당으로 끌어내려는 자세를 선명하게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한 것에 대해 “8월 6일 6자회담 때의 유연한 자세에 이은 양보”라고 평가하면서 “이는 이라크 사태에 더해 북한 문제까지 심각하게 되는 것을 막는 한편 중국에 대한 배려 및 북-미 양자회담만큼은 피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외무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일본 정부는 미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고 미국측의 움직임을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무성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 핵문제의 단계적 해결을 의미하는 로드맵의 실마리”라고 평가하면서 “그러나 북한에 대한 미국의 안전보장 내용은 미일 안보조약을 해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은 북한에 대해 핵개발을 포기하고 안전보장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해야 할 책임이 무거워졌다”고 지적하고 “중국은 식량과 중유제공 등 ‘원조카드’를 이용해 북한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 산케이 등 다른 주요 신문들도 지면을 대폭 할애해 부시 대통령의 발언과 북핵 문제 해결 전망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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