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기보유 시인이후]美 '외교해결' 門 열어놓았지만…

  • 입력 2003년 4월 27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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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6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15분간이나 전화통화를 했다.

중국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이날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외교적 해결방안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은 베이징회담이 ‘좋은 출발’이었다고 평가하고 한반도비핵화를 촉구하는 중국의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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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부시 대통령은 여전히 북핵 문제가 외교를 통해 해결될 수 있는 사안으로 믿고 있다”며 “베이징회담은 예비회담 형식의 만남으로 유용했다”고 밝혀 후속 회담의 여지를 남겼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그러나 “미국은 그동안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제재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동맹국들과 앞으로도 계속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해 제재 방법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또 북한에 전달할 적절한 메시지와 전달방식에 관해 유엔회원국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응 조치는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귀국해 회담 내용을 면밀히 분석한 뒤에라야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플라이셔 대변인도 “북한이 독특한 회담 방식을 갖고 있는 만큼 북한측 발언의 사실 관계와 발언의 의미를 면밀히 검토한 뒤에 대응 조치를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미국 관리들은 북한이 핵을 보유했다 하더라도 보상은 있을 수 없다고 밝히는 등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강경파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날 “북핵 문제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대통령에게 맡겨져 있다”며 “문제가 궁극적으로 외교적 방식에 의해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최근 (베이징) 북핵 논의에는 분명히 진전이 없었다”면서도 “여전히 군사적 제재 가능성이 남아 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는 “더 이상 논의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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