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라크戰 美지원 구체화]공병대 500~600명 派兵추진

  • 입력 2003년 3월 13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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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對)이라크전 개전 움직임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정부의 지원 방안도 구체화하고 있다.

정부는 1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한미관계의 전반적인 사항을 고려해 이라크전 발발시 미국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이라크전 진행과정에서의 한미 협력을 통해 한미 공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반전(反戰) 운동에 역행한다는 비난도 고려해 지원 수위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원 규모=정부는 이라크전 발발시 비전투병인 공병부대를 파견하는 한편 경제적 지원을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지원 부대의 규모는 이라크전 개전 직후의 추이를 살펴본 뒤 결정키로 했으나 최소한 500∼600명에 이르는 대대급 공병부대 파병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 지원 규모는 전쟁이 끝난 뒤 이라크 재건사업 등을 고려해 결정할 계획이다.

정부가 대미 지원을 적극 고려하는 것은 지난해 발생한 미군 장갑차 여중생 치사사건 이후 고조된 반미감정으로 인해 손상된 한미관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장관은 “동맹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으면 해주는 것이 ‘기본적인 의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다만 전쟁 발발시 ‘지지 성명’ 발표 여부는 국제정세와 맞물려 파장을 낳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추후에 검토키로 했다.

▽지원 방식=정부는 공병부대 파견 계획을 세워놓기는 했지만 투입시기에 대한 결정은 유보하고 있다. 군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공병부대라 할지라도 개전 초기에 투입하는 것과 전쟁 막바지에 투입하는 것은 질적으로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전쟁 초기에 투입되는 공병부대는 주로 탱크가 지나가는 교량 건설 등 군 작전의 최일선에 참가하게 된다. 이와 달리 전쟁 막바지에 투입되는 공병부대는 전후 재건사업을 맡게 된다. 전쟁 초기에 공병부대를 투입하려면 별도의 경계병력도 필요하고 인명 피해의 우려도 있지만, 후자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정부가 파견부대의 최소 규모를 500∼600명으로 고려하는 것은 장기 파견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 2개 중대(150∼300명)를 파견할 경우 작전을 수행하기에 부족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국방부는 개전 후 전황을 살펴본 뒤 투입 부대의 규모나 시기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교민 지원 대책=12일 현재 위험지역에 해당하는 이라크에 5명, 쿠웨이트에 286명, 이스라엘에 311명의 교민이 남아 있다.

정부는 유사시 육로를 이용해 이들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킬 계획이다. 이라크 교민의 경우 전쟁 발발 직전에 요르단으로, 이스라엘 교민은 이스라엘 남부의 에일라트 또는 이집트로 이동시킬 예정이다. 쿠웨이트 교민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또는 담맘 지역으로 이동시킨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또 특별 전세기를 보내는 문제는 상황을 지켜보며 관계부처간 검토를 거쳐 결정키로 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걸프전 및 아프가니스탄 대테러 전쟁시 한국의 지원
걸프전구분기간지원 규모
의료지원단1991.2.24∼4.10154명(군의관:26 간호:20 위생병:49 특전사경계:10 행정지원:49)과 심전도기 등 의료장비
공군수송단1991.2.24∼4.10C-130 수송기 5대, 승무원:50명
현금·현물총 5억달러(현금:1억1000만달러, 현물:3억9000만달러 상당)
아프가니스탄대테러전육군의료지원단2002.2.27∼현재99명
해군수송지원단2001.12.18∼현재163명, 상륙함 1척
공군수송지원단2001.12.21∼현재C-130 수송기 4대, 승무원 등:79명
공병부대2003.2.27∼현재150명
현금·현물아프가니스탄 재건기금 4500만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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