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北核 파장 外貨차입조건 악화

  • 입력 2003년 3월 6일 18시 33분


코멘트
북한 전투기의 미군 정찰기 위협사건 이후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일제히 한국경제에 대한 위기 경보가 나오고 있다.

국가의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국가신용위험 스와프 금리(CDR)’는 작년 11월 말 이후 최근까지 70% 이상 급등했으며 외국환평형기금채권과 국내금융기관 해외채권의 가산금리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올 들어 최고치를 보이는 등 금융불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관련기사▼

- 해외금융시장 '코리아 주의보'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홍콩시장에서 ‘국가신용위험 스와프금리’는 북한핵 문제가 표면화되기 전인 작년 11월 말 70bp(1bp는 0.01%)에서 2월 말 98bp, 3월 5일 117bp까지 치솟았으며 6일 장중에 120bp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외평채 가산금리도 6일 장중 한때 139bp까지 오르면서 전날의 134bp보다 5bp 폭등했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북핵 위기가 심화되면서 작년 11월 말 108bp에서 12월 말 123bp, 2월 말 129bp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6일 달러당 1210.50원으로 전일대비 11.30원 상승하면서 작년 12월 12일(1212.0원)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한은은 “역외시장에서 해외투자자들이 원화를 팔고 달러화를 매입하면서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 금융기관 및 기업이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의 가산금리도 급상승하고 있다.

2007년 만기 한국전력채권의 가산금리는 2월 말 138bp에서 3월 5일 150bp로, 2007년 만기 국민은행 채권의 가산금리도 같은 기간 140bp에서 150bp로 각각 급등했다.

금융기관의 외화차입 조건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당초 3억달러 정도의 외화자금 차입을 계획했던 국민은행은 외국인투자자들이 가산금리를 너무 높게 요구하자 차입 규모를 1억5000만달러로 줄이기로 했다.

금융연구원 박해식(朴海植) 국제금융팀장은 “북핵 위기로 시작된 지정학적 불안이 환율 급등과 이로 인한 물가불안,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실물경기 회복 지연 등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