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 10일새 20∼30명 서울로…‘시민 北核 무덤덤’에 놀라

  • 입력 2003년 1월 12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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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가 지구촌의 ‘핫 이슈’로 떠오르면서 외신기자들이 서울로 몰려들고 있다.

미국 CNN은 최근 7명의 기자 PD 카메라맨을 서울지국에 급파, 상주하고 있던 기자(지국장 1명, 카메라맨 1명)와 합류시켰다. 미 CBS 방송의 유명 시사프로인 ‘60분(60minutes)’ 제작팀도 이달 중순 방한한다.

AFP통신도 이달 초 분쟁지역 취재 베테랑 기자 1명을 파견, 서울지국의 기자 4명과 팀을 이뤘다. AFP는 아예 최근 북한 핵 관련 특별섹션을 만들어 관련 기사를 송고하고 있다. 이라크 무기사찰은 물론 어떤 다른 외신보다도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

USA투데이 등 한국에 상주기자가 없는 언론사들은 홍콩 도쿄 등의 지사장이나 특파원을 부랴부랴 서울로 들여보내고 있다.

기자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니컬러스 크리스토프가 13일 방한하는 것을 비롯해 주요 언론사의 논객들도 현장 분위기 파악을 위해 방한하고 있다.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국정홍보처 해외홍보원에 접수된 취재 의뢰 건수 등으로 미뤄 지난 열흘 사이 입국한 외신기자는 20∼30명으로 추정된다. 전체 지구촌 외신에서 서울발 기사의 비중도 급증하는 추세다. 예를 들어 9일 하루 동안 AP 로이터 등 5대 통신사가 송고한 지구촌 뉴스 총 1912건 중 서울발이 57건을 차지, 워싱턴(168건)을 제외한 웬만한 주요도시보다 훨씬 많았다. 또 11일의 경우 제목에 ‘Korea’가 들어간 뉴스가 197건으로 이라크 관련(제목 ‘Iraqi’ 또는 ‘Saddam’) 뉴스보다 9배 이상 많았다.

최근 입국한 외신기자들의 단골 취재 대상은 판문점, 비무장지대 등 분단 현장과 학자, 탈북자 그리고 일반 시민들. 하지만 ‘위기감 속의 한반도 현지 취재’라는 구상을 갖고 분쟁 지역에 출장 가듯 비장한 마음으로 온 외신기자들은 막상 시민들의 무덤덤한 반응에 놀라는 눈치다.

일부러 휴전선의 대치 현장, 군사훈련 장면 등만을 골라 긴장감을 과장하는 보도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대부분은 “서울은 의외로 차분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면서 나름대로의 분석을 덧붙이는 게 일반적이라고 AFP지사 관계자는 전했다. CNN지국의 한 관계자도 “북핵 문제에 대한 관심은 한국인보다 외신들이 훨씬 더 뜨거운 것 같다”고 말했다.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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