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유일 관료출신 김진표 부위원장에 쏠린 '눈'

  • 입력 2003년 1월 7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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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국무조정실장을 겸하고 있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김진표(金振杓) 부위원장은 노무현(盧武鉉) 정권 탄생에 어떤 지분도 없는 ‘아웃사이더’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은 하루에 노 당선자를 3, 4번, 임채정(林采正) 인수위원장을 5, 6번 정례적으로 만날 만큼 일에 관해서는 ‘실세’인 셈이다. 하루 다섯차례 정도 열리는 회의 준비를 위해 그는 오전 7시반에 출근한다. 그는 하루에도 수 차례 당선자실과 임 위원장실을 오가면서 현안을 논의하고 인수위 간사단도 그의 통제 아래 있다. 그의 집무실에는 옛 ‘친정’인 재정경제부 등 정부 부처의 관료들이 인사차 들렀다가 놓고 간 명함이 수북이 쌓여 있다.

노 당선자가 그를 중용한 이유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재경부 차관→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국무조정실장까지 거친 그의 경력이 정권준비작업에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인수위 내에서 유일한 관료 출신인 그의 목소리에 아직은 힘이 실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대부분 학자이거나 시민단체 출신인 인수위원들이나 대학시절 운동권 출신의 ‘386세대’인 노 당선자 참모들과 그의 색채가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반면 관가와 재계에서는 개혁 일변도로 치달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사고 있는 인수위 멤버들의 면면에 비추어 그의 ‘조정역할’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인수위는 조만간 70여명의 공무원을 각 부처에서 파견받을 예정.

차기 정부의 마스터플랜 작업을 사실상 이끌게 될 그가 학자와 386세대인 당선자의 참모진, 그리고 공무원들의 틈새에서 어떻게 윤활유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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