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김영규-김길수-장세동후보 막판 득표전

  • 입력 2002년 12월 17일 18시 08분


16대 대선에 출마한 군소후보들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의 그늘에 가려 자신을 홍보할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했지만 선거 막판인 17일에도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하나로국민연합 이한동(李漢東) 후보〓이 후보는 17일 “한나라당이 집권하든 민주당이 집권하든 영호남 지역대결구도는 온존하게 된다”며 “지역대결을 해소할 수 있는 적임자는 중부권 출신인 나밖에 없다”며 ‘제3의 길, 제3의 선택’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투표 전날인 18일에는 지역구인 경기 포천과 연천을 방문해 마지막 유세를 하며 지난 20여년 동안 자신을 지지해준 주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힐 예정이다.

이에 앞서 17일에는 광주를 방문, 망월동 5·18 묘역을 참배하고 사실상 전국 유세를 마쳤다. 그는 광주 유세에서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지역감정이 심화됐고 총리를 지낸 공당의 후보를 TV합동토론에서 배제하는 등 국민의 올바른 판단을 저해한 선거였다”며 “유권자 여러분은 감성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각 후보자의 국정운영 능력을 잘 살펴본 뒤 이성적으로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회당 김영규(金榮圭) 후보〓김 후보는 17일 “국민을 직접 만나면서 보수정치와는 다른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최선을 다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잘 알려지지 않은 사회당 후보이지만 국민들이 따뜻하게 반겨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돈과 조직이 아니라 언론의 군소후보들에 대한 무관심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위 진보 언론마저도 사회당을 비롯한 군소 후보를 외면했고 특히 TV합동토론에서 군소후보들을 배제한 것이 가장 안타까운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우리의 사회주의는 반전평화, 차별철폐, 평등한 소유와 같은 의미”라며 “소신있게 사회당을 선택해 세상을 바꾸자”고 역설했다.

▽호국당 김길수(金吉洙) 후보〓승려인 김 후보는 15일 오후부터 모든 유세 일정을 중단하고 전남의 한 사찰에서 동안거(冬安居)에 들어갔다. 선거운동 개시 직후인 지난달 29일부터 6일동안 동안거에 들어갔던 것처럼 선거운동의 끝도 기도로 마치겠다는 뜻에서다.

김 후보측은 “물질문명이나 경제성장도 중요하지만 잊혀져 가는 도덕적 생명과 정신문화의 혁명이 절실하다”며 “정신문화를 되살려 투명한 정치를 하고 윤리와 도덕이 생생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치가 바로 서야 하고 정치인들은 국민의 아픔을 제대로 대변해 국민을 평화롭게 살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국당은 17, 18일 전국의 33개 지구당별로 거리유세에 나서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불자(佛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활동도 벌였다.

막판 한 표를 향한 군소후보들의 ‘투혼’도 뜨겁다. 하나로국민연합 이한동 후보, 사회당 김영규 후보, 호국당 김길수 후보, 무소속 장세동 후보(위로부터). -연합

▽무소속 장세동(張世東) 후보〓장 후보는 17일 “이번 대선이 비민주적이고 불공정하게 진행되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장 후보는 군소후보들에게 단 1차례의 TV토론 기회만 주어진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뒤늦게 군소후보만의 합동토론이 열린 12일에는 이미 부재자투표가 시작됐다”며 “국민의 시야를 가리고 선택의 폭을 좁히는 이런 선거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 후보는 또 “언론의 관심이 주요 후보들에게만 집중돼 언론을 통한 ‘후보 알리기’가 힘들었다”며 “서민들이 있는 현장을 직접 찾는 유세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국민의 바람이 무엇인지 알았다”며 “기존 정치에 식상한 국민들의 염원을 모아 국민과 함께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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