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이르면 내주 소폭補閣]청와대 각계의견 수렴

  • 입력 2002년 7월 5일 18시 50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개각 문제를 놓고 각계 의견수렴에 들어가는 등 심사숙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개각이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5일 개각과 관련해 “김 대통령이 여러 의견들을 듣고 있다. 좀 (두고) 보자”며 김 대통령이 본격 검토에 들어갔음을 시사했다. 이미 김 대통령에게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개각 관련 보고서가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도 공식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아직까지 아무런 언급이 없다”고 여운을 남겼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김 대통령의 결심만 남아있는 듯하다. 남궁진(南宮鎭) 문화관광부 장관이 무소속으로라도 경기 광명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최소한 보각(補閣) 차원에서라도 개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남궁 장관은 6일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서해교전 사태로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에 대한 인책론이 비등하고 있는 상황이고, 일부 업무수행과정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는 각료의 경질 필요성도 청와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개각 시기는 남궁 장관의 사퇴 등 개각요인이 생기는 대로, 즉 이르면 다음주 중에 단행될 가능성이 크고 그 폭은 최소한 4, 5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어차피 선거관리내각의 출범 필요성이 큰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개각에선 극히 일부 부처에 한정하고 대폭적인 개각은 8·8 재·보선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관심의 초점은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의 교체 여부이나 정치권 일각의 거센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 총리 본인이 희망하지 않는 한 경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무엇보다도 김 대통령이 대안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전직 총리 출신의 K, L씨에 대해서도 청와대 관계자들은 “그 분들이 총리를 다시 하려고 하겠느냐”며 총리직 수락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더욱이 이 총리를 교체하는 것 자체가 ‘탈(脫) 정치’를 선언한 김 대통령이 스스로 내각의 비중립성을 인정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의 국정운영 필요성에 따라 개각을 단행하는 것이지, 정치권의 요구에 의해 개각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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