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열리는 ‘21세기 강국으로서의 한국’ 회의에 참석 중인 그는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히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하기를 희망했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또 “남북관계를 푸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한국의 지역주의(Regionalism)”라며 “남북문제보다 동서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클린턴 행정부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매우 다른데….
“부시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의 정책을 가급적 회피하려 하는 듯하다. 미국의 정권이 바뀔 때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지만 부시 행정부는 좀 심한 것 같다. ‘ABC(Anything But Clinton·클린턴 것만 빼고) 정책’이다.(웃음) 최근에는 미국 내에서도 북한과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북한 미사일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나 말만 해서는 안 된다.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은 협상이다.”
-최근 남북, 북-미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부시 행정부의 책임이 더 큰 것 아닌가.
“부시 행정부의 정책이 도움이 안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 큰 책임은 북한에 있다. 북한은 대화를 할지, 안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대화를 안하기로 결정했었다. 북한이 최근 다시 대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바람직하다.”
-클린턴 행정부 말기 클린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무산된 이유는 무엇인가.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할 만큼 미사일 협상에 성과가 없었다. 또 클린턴 대통령이 역점을 두었던 중동평화안의 막바지 성과가 기대돼 클린턴 대통령이 움직이기 쉽지 않았다. 미국 정책의 우선순위는 북한이 아닌 중동에 있다. 물론 더 큰 책임은 미사일 검증에 성의를 보이지 않은 북한에 있다고 본다.”
케임브리지〓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