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워스 前주한미대사 인터뷰]

  • 입력 2002년 4월 5일 19시 27분


미국의 빌 클린턴 행정부 후반에 주한 미대사를 지냈던 스티븐 보즈워스 미 터프츠 대학 플레처 스쿨 학장은 4일 임기 말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이 무산된 데 대해 “미 정부는 1년 이상 북한특사를 기다렸으나 북한이 조명록 국방위부위원장을 너무 늦게 보냈다”고 밝혔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열리는 ‘21세기 강국으로서의 한국’ 회의에 참석 중인 그는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히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하기를 희망했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또 “남북관계를 푸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한국의 지역주의(Regionalism)”라며 “남북문제보다 동서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클린턴 행정부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매우 다른데….

“부시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의 정책을 가급적 회피하려 하는 듯하다. 미국의 정권이 바뀔 때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지만 부시 행정부는 좀 심한 것 같다. ‘ABC(Anything But Clinton·클린턴 것만 빼고) 정책’이다.(웃음) 최근에는 미국 내에서도 북한과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북한 미사일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나 말만 해서는 안 된다.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은 협상이다.”

-최근 남북, 북-미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부시 행정부의 책임이 더 큰 것 아닌가.

“부시 행정부의 정책이 도움이 안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 큰 책임은 북한에 있다. 북한은 대화를 할지, 안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대화를 안하기로 결정했었다. 북한이 최근 다시 대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바람직하다.”

-클린턴 행정부 말기 클린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무산된 이유는 무엇인가.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할 만큼 미사일 협상에 성과가 없었다. 또 클린턴 대통령이 역점을 두었던 중동평화안의 막바지 성과가 기대돼 클린턴 대통령이 움직이기 쉽지 않았다. 미국 정책의 우선순위는 북한이 아닌 중동에 있다. 물론 더 큰 책임은 미사일 검증에 성의를 보이지 않은 북한에 있다고 본다.”

케임브리지〓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