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전투기 F15K 내정]예정된 선택…후유증 예고

  • 입력 2002년 3월 27일 18시 35분


국방부 최동진 획득실장이 27일 차세대전투기(FX)사업 1단계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방부 최동진 획득실장이 27일 차세대전투기(FX)사업 1단계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미국 보잉사의 F15K가 차세대전투기(FX)사업의 ‘최후 승자’로 사실상 결정된 데 대해 군 안팎에서는 한미(韓美) 군사동맹관계를 고려한 ‘예정된 수순’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F-15 화보 모음  F-15 시범비행 동영상
▽기종 결정의 의미와 배경〓8년간을 끌어온 FX사업의 최종 기종이 사실상 결정됨으로써 한때 사업 연기설까지 나돌았던 FX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접어들게 됐다. 공군은 2009년까지 40대의 최신예 전투기를 도입해 한반도 전역은 물론 인근 지역에 대한 최소한의 전략무기 확보라는 숙원을 풀게 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노후 전투기 도태에 따른 전력 공백을 메우고 미래 위협에 대비한 억지전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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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도입 사상 최초로 공개입찰로 진행된 FX사업에는 4개 후보기종이 참여했지만 일찌감치 F15K와 라팔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F15K는 ‘실전에서 검증된 백전노장’이라는 점을, 라팔은 ‘첨단장비로 무장한 기종’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한치 양보 없는 접전을 벌였던 것. 그러나 올 초 한미동맹 등 정책적 고려를 반영한다는 내용의 2단계 평가방침이 공개되면서 F15K의 절대적인 우세가 점쳐졌고 그 예상은 ‘현실’로 이어졌다.

▽평가 결과〓1단계 평가는 △수명주기비용(35.33%)△임무수행능력(34.55%) △군 운용적합성(18.13%) △기술이전 및 계약조건(11.99%) 등 4개 항목에 걸쳐 국방과학연구소, 국방연구원, 공군, 조달본부 등이 분담해 진행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군 운용 적합성은 F15K가, 기술이전 및 계약조건에서는 라팔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평가됐다. 가중치가 가장 높은 수명주기비용(획득비, 운영유지비)에서는 러시아의 수호이35가 1위를 차지했으며, F15K와 라팔 두 기종은 이 부분에서 적용 환율기준에 따라 근소한 차로 엎치락뒤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당업체와 국가의 자존심을 고려해 구체적인 종합평가점수를 공개할 수 없다”면서 “최종 기종이 결정된 이후에도 항목별로 부족한 사항과 계약조건 등을 해당업체와 추가협상을 통해 받아낼 것이다”고 밝혔다.

▽문제점과 향후 절차〓F15K는 개발된 지 30년이 지난 ‘구식 기종’이라는 지적이 있는 데다 부품 조달의 차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 공군은 2030년 이후 F15기종을 대부분 퇴역시킬 계획이다. 일본도 2012년부터 현재 주력기인 F15J 200여대를 연차적으로 퇴역시킬 방침.

게다가 지난해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통합전투기(JSF)사업을 록히드마틴사에 내준 보잉사가 향후 군용기 사업을 대폭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단계 평가에선 21명으로 구성된 FX사업추진팀이 평가요소별로 상대적인 우열을 가려 최종 기종을 결정하게 된다. 세부평가 요소는 △한미연합작전 등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 △한반도 평화정착 등 대외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이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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