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25명 망명요청]"올초 신분 확실한 사람 선정"

  • 입력 2002년 3월 15일 06시 48분


탈북자들의 주중(駐中) 스페인대사관 망명 요청 사건과 관련해 국내 탈북자 관련 단체 대표인 A씨는 이들이 스페인대사관으로 진입하기까지의 험난했던 준비 과정에 대해 소상히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계획한 국내 단체들이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은 망명 방법과 대상자 선정이었다는 것.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바람에 국내 탈북자 관련 단체들이 이들로 하여금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도록 했다고 A씨는 설명했다.

25명의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도 상당한 고충이었다. 중국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떠돌고 있는 수만명의 탈북자들 가운데 누구를 선택하느냐를 놓고 이번 계획에 참여한 탈북자 관련 단체들이 심각하게 고민했다는 것.

이에 따라 A씨를 비롯한 계획 수립자들은 탈북자들이 대사관에 들어가 망명 신청을 하게 되면 곧바로 대사관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에서 어느 정도 신분이 보장된 사람들로 ‘거사자’들을 구성했다. 신분이 불확실하면 어렵게 결행한 망명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25명 중 여섯 가족의 출신 지역이 모두 다르고 한 집단에 소속된 사람들도 아니라 팀을 꾸리는 데 애를 많이 먹었다”며 “올 초 어렵게 대상자 25명을 선정했고 최근에 와서야 계획이 구체적으로 잡혀 망명을 여유있게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망명 일자를 선택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였다. 상황이 매우 긴박하게 돌아갔기 때문에 사전에 결행 일자를 분명히 정할 수 없었다는 것.

A씨는 “구체적으로 일자는 정하지 않았지만 일주일 중 중국 공안들의 대사관 경계가 가장 느슨한 요일을 잡기로 했는데 그 날이 바로 목요일이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25명의 탈북자 가운데 공무원 출신인 이모씨는 이번 망명 시도가 세번째로 이씨 외 일부도 한두번 망명 시도를 했으며 이들은 모두 한국행을 원하고 있다는 것.

그는 “국내 탈북자 단체들의 여러가지 사정 때문에 한국 언론에 이 사실을 먼저 알리지 못하고 외국 언론에 먼저 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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