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갔나, 복제소"…北제공 발표 후 제안도 안해

  • 입력 2001년 12월 6일 18시 43분


올 봄 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이 올해 안에 북한에 복제 소 20마리를 보내겠다고 대통령에게 보고 하고도 아직까지 북한에 제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인기성 공약(空約)’이었다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장관은 4월 “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수개월 내 태어날 복제 젖소 10마리와 복제 한우 10마리 등 20마리를 북한에 보내 시들해진 남북관계 진전에 일조할 것”이라고 밝혀 언론이 이를 크게 보도했었다.

과기부는 김 장관의 발언 이후 그동안 대북 복제소 지원을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으나 농림부의 반대 등으로 추진을 보류했다. 농림부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복제 소에 대한 안전성 검토가 없다는 지적을 받자 올해 안에 복제 소를 농가에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유보하고 4월부터 안전성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김 장관의 발표 직후 같은 이유로 복제 소 대북 지원사업에 난색을 표시했다.

대북 옥수수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는 경북대 김순권 교수는 “북한은 유전자 조작 농작물이나 복제 동물 등 안전성과 관련된 기술에 대해서는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 장관도 최근 “남북 장관급 회담이 열리면 이 내용을 의제에 포함시킬 것을 건의했지만 회담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여서 당분간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한발 뒤로 물러났다.

장관 취임 전부터 학교 도서관 살리기 운동을 벌여온 김 장관은 취임 후 초등학생들에게 과학도서를 읽게 한다는 사이언스북스타트운동을 의욕적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과기부의 연구비를 받는 과학기술자들에게 책 보내기를 강제로 할당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또 지난달 17일에는 두 번째로 전국 100개 초등학교 도서관에 과학도서를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당시 도서를 전달받는 초등학교를 대표해 4개 학교의 교장이 참석했는데 이 가운데 김 장관의 지역구인 안산시 소재 두 학교가 포함됐다. 정치인 출신 장관답게 힘있는 정책 추진을 기대했지만, 경기도지사 출마설을 배경으로 인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김 장관의 스타일에 실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바로잡습니다▼

도서를 전달받는 초등학교를 대표해 11개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참석했으며 이 가운데 안산시 소재는 3개 학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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