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스칼라피노 미국 버클리대 교수는 14일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과 통일포럼이 주최한 ‘남북관계의 변화와 전망’이란 주제의 국제학술토론회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의 과정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소개한 뒤 “남북관계에서 너무 속도가 빠르다거나 남한이 지나치게 양보한다는 우려가 주된 관심사가 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고 변화를 만들어 가는 시작 단계에서 완전한 상호주의는 기대할 수 없다”며 ‘점진적 상호주의 원칙’에 기반을 둔 대북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또 “한반도문제는 해결단계에 들어간 게 아니며 많은 장애물이 있고 후퇴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몇 년 전에 비해 매우 희망적이고 이런 추세가 계속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돈 오버도퍼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전 워싱턴포스트 도쿄지국장)도 “올해 한반도에서 일어난 상황전개는 워싱턴의 한반도문제 전문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으나 한반도의 장래에 대한 이들의 주된 견해는 ‘조심스러운 낙관(Cauti―ous Optimi― sm)’”이라고 설명했다.
오버도퍼교수는 또 “올해 미 대통령선거에서 공화 민주 양당후보가 북한문제를 언급한 적이 거의 없으나 두 진영의 아시아문제 고위참모들은 김대중(金大中)정부의 주요 대북정책과 미국의 포용정책을 지지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마커스 놀랜드 미 국제경제연구소(IIE) 선임연구원은 대북 경제지원이 북한의 군사력 증강 등을 초래할 것을 우려한 뒤 “한국은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 투명성과 북한체제의 변화라는 두가지 목적을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①북한이 변화하려 하는가 ②변화를 성공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가 ③변화로 얻은 성과를 어떤 목적에 쓰려하는가 등 3가지 의문을 제기한 뒤 각각 ①희망적 ②비관적 ③경계의 시각을 제시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