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변화·전망 토론]"대북 완전한 상호주의 일러"

  • 입력 2000년 12월 14일 18시 49분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변하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해 해외 전문가들도 국내 학자들처럼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시각을 보였다.

로버트 스칼라피노 미국 버클리대 교수는 14일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과 통일포럼이 주최한 ‘남북관계의 변화와 전망’이란 주제의 국제학술토론회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의 과정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소개한 뒤 “남북관계에서 너무 속도가 빠르다거나 남한이 지나치게 양보한다는 우려가 주된 관심사가 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고 변화를 만들어 가는 시작 단계에서 완전한 상호주의는 기대할 수 없다”며 ‘점진적 상호주의 원칙’에 기반을 둔 대북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또 “한반도문제는 해결단계에 들어간 게 아니며 많은 장애물이 있고 후퇴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몇 년 전에 비해 매우 희망적이고 이런 추세가 계속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돈 오버도퍼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전 워싱턴포스트 도쿄지국장)도 “올해 한반도에서 일어난 상황전개는 워싱턴의 한반도문제 전문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으나 한반도의 장래에 대한 이들의 주된 견해는 ‘조심스러운 낙관(Cauti―ous Optimi― sm)’”이라고 설명했다.

오버도퍼교수는 또 “올해 미 대통령선거에서 공화 민주 양당후보가 북한문제를 언급한 적이 거의 없으나 두 진영의 아시아문제 고위참모들은 김대중(金大中)정부의 주요 대북정책과 미국의 포용정책을 지지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마커스 놀랜드 미 국제경제연구소(IIE) 선임연구원은 대북 경제지원이 북한의 군사력 증강 등을 초래할 것을 우려한 뒤 “한국은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 투명성과 북한체제의 변화라는 두가지 목적을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①북한이 변화하려 하는가 ②변화를 성공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가 ③변화로 얻은 성과를 어떤 목적에 쓰려하는가 등 3가지 의문을 제기한 뒤 각각 ①희망적 ②비관적 ③경계의 시각을 제시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