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민의 박근혜·최병렬론

  • 입력 2000년 11월 28일 11시 21분


야당의 경우, 최근 들어 이회창총재가 대북문제에서 전략적 상호주의를 천명하는 한편, 공적자금의 처리를 위해 무조건 국회등원 선언을 하는 등 기존과는 많이 다른 정치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유권자의 60%에 달하는 젊은 층과 완전히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90% 국민들의 기대에는 미치고 있지 못하다고 본다.

그러나,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변화심리를 충족시켜 남북문제와 정치개혁 그리고 지역감정의 완전 해결이라고 하는 한국정치의 미래과제란 측면에서 본다면 한나라당 내부는 대단한 정치적 역동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우선 이 역동성의 잠재력은 매일 마다 이회창총재와 머리를 맞대고 당내 문제를 고민하는 이회창총재로부터 가장 가까이 앉아 있는 한나라당 부총재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총재들으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했을 경우, 한국정치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매우 클것으로 분석되고, 특히 이들간의 일정한 정치적 제휴나 연합이 이루어질 경우에는 그 위력과 파장의 힘은 지금의 이회창총재아 갖고 있는 정치적 파워를 2배로 늘리는 것보다는 훨씬 클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한국 정치권 전반에 일정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우선 한나라당 내부의 이런 정치적 다이내미즘을 몰고 올 수 있는 인물로는 현재 부총재의 박근혜의원과 지난번 부총재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최병렬의원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일정한 보수세력들의 지지를 얻고 있으며, 이회창총재가 갖지 못한 확고한 지역적 기반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이 지역적 배경을 기반으로 한 활동을 아직 하고 있지 않은 현 상태에서는 이들의 지역적 지지를 이회창총재가 대표할 수 밖에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박근혜의원의 경우 강력한 지역기반은 물론이고 부패정치로 인한 남성적 리더십에 싫증을 느낀 많은 유권자들이 새로운 유형의 소프트리더십을 바라고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는 차기 미국의 대통령 꿈을 꾸고 있는 힐러리 상원의원을 여성이라 해서 차별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있는 미국과 세계여론의 추세를 감안한단면 한국정치에 일대 새로운 화제를 몰고 올 수도 있다고 본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남성중심적인 특수사회였던 한국의 대학가에서도 최근들어 여성총학생회장(연대,고대,명지대등)이 아주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있는데 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또한 충청지역에 일정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JP와 이회창총재에 대해 그다지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YS가 아무런 이유 없이 박의원을 지원하게 된다면 그가 갖게 될 영향력은 예측하기 힘 들 만 큼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 역대 킹메이커로 자부했던 김윤환 민국당 대표가 가세하여 일정한 역할을 하게 될 경우에는 그 파급효과는 현실이 되었을 경우에만 측정이 가능할 만큼 쉽게 그 누구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본다.

그 부분에서 우리는 왜 단 2석 남짓밖에 안된 민국당에 대한 김윤환대표가 그 토록 애착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은 한번쯤 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충청권에 일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JP는 박의원과 친인척관계란점, PK지역에서 아직도 퍼지티브가 아닌 네거티브 영향력을 갖고 있는 YS가 이회창총재를 비토하고 있는 점, 현재 형식적인 이총재의 지지기반이 되고 있는 TK지역은 정서적으로 박의원을 가까이 하고 있는 점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난 10월 26일의 경북영천지역 시장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이총재가 지원했지만 박의원이 반대한 후보가 낙선한 사실은 이 지역에 대한 박의원의 영향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본다.

이런 모든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는 역할론자로서 TK지역에 일정한 정서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김윤환대표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와 박의원과의 잦은 만남은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박정희전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이 부정적인 측면을 갖고 있고, TK지역의 감정이 공고화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한국유권자들을 어떻게 설득해 내느냐가 하나의 관건이며, 특히 개혁세력들의 반대라는 문제도 극복대상이다.

최병렬의원의 경우에는 아직은 모든 것이 확고하지 않은 상태로 보이지만, 행정력과 국정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경험을 갖고 있고, 정치인들이 갖지 못한 국가관리능력을 갖고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보수세력들의 지지를 얻어 낼 수 있는 케릭터라 분석할 수 있다. 더군다나 김영삼전대통령이 떠난 부산의 공백을 새로 어떻게 채울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의 문제는 그의 향후 정치적 활동여하에 달려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지난 부총재선거에서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쉽게 선출직 1위란 자리를 확고하게 차지한 선거에 대한 그의 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소위 자신이 결심만 한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실사구시의 정치인으로 보수세력들이 그를 지켜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그의 행보에 남다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부 보수세력들은 그가 도덕성을 갖춘 강력한 지도력을 갖고 있다고 피력하기도 한다.

부산출신이면서 서울에서 지역구활동을 하고 있고, 어떤 선거에서든 선거를 하면 표를 얻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현대선거전에서 예측할 수 없는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단지 개혁세력들과 20∼30대 젊은 세력들의 지지를 어떻게 끌어 낼 수 있느냐 하는 것과 대중적 친화력 그리고 정치적 상상력을 어떻게 메워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가 하나의 관건으로 생각된다.

이부영 의원과 김덕룡 의원의 경우는 소신과 진보적 활동으로 인하여 이회창 총재보다는 훨씬 개혁성향이 강한 인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들의 원적은 지방이면서 정치적 활동 공간은 서울이라는 공통성을 갖고 있으며, 서울 수도권의 젊고 개혁적인 표의 이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캐릭터를 갖고 있다.

특히 정치권의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요구에 야당으로서는 내세울 수 있는 카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보수층들로부터의 극복과 박의원과 같은 확고한 지역적 지지기반이 결여돼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한국정치를 지역감정으로부터 분리시키고 개혁과 변화를 시도해 나간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고 생각된다.

특히 한국정치가 향후 지역재편이 아니라 보혁구도로 재편될 경우에는 이들의 역할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한다.

이렇게 본다면 위의 4명의 부총재는 연령적인 측면에서도 이총재보다는 젊다는 장점이 있는가 하면, 보수와 개혁 그리고 지역적인 지지기반에 있어서도 후보 개개인 각자가 이총재에 비하여 확실한 장점을 하나 혹은 두 개씩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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