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국방회담 25,26일 홍콩서 개최

  • 입력 2000년 9월 15일 18시 54분


남북은 최근 국방장관간 서신 교환을 통해 25, 26일 이틀간 홍콩에서 사상 첫 남북 국방장관급회담을 열기로 했다.

15일 국방부에 따르면 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과 김일철(金鎰喆)인민무력부장은 13, 14일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국방장관회담의 일정, 장소, 의제 등에 대한 제안을 담은 서신을 교환했다.

김인민무력부장은 13일 서신에서 남측의 국방장관회담 제의에 동의를 표시한 뒤 “신의주∼서울 철도 련결(연결)과 개성∼문산 도로 개설과 관련한 군사적 문제들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며 회담 장소는 홍콩이나 베이징으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조장관은 14일 답신에서 “회담을 25, 26일 양일간 홍콩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하고 경의선 철도 연결과 도로 개설, 군사 당국자간 직통전화 설치, 대규모 부대 이동과 군사 연습의 통보 및 훈련 참관 등을 의제로 삼자고 제안했다.남북 양측은 조장관과 김인민무력부장을 수석대표로 하고, 각각 5명의 대표와 5명의 수행원으로 대표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김종환(金鍾煥)국방부 정책보좌관은 “회담 장소로 판문점 평양 서울 등이 고려될 수 있으나 최초 만남은 제3국에서 갖는 게 좋겠다는 것이 남북의 공통된 의지”라며 “그러나 2, 3차 회담은 서울과 평양에서 번갈아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측은 김인민무력부장의 서신을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박림수대좌를 통해 군사정전위 본회의장에서 군사정전위 한국측 대표인 정철호(鄭喆皓·공사20기)준장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측이 군정위의 한국군 채널을 이용한 것은 94년 4월28일 군정위에서 대표단을 철수시킨 이후 처음 있는 일로 군정위의 기능 복원 여부와 관련해 주목된다.

김정책보좌관은 “남북 국방장관회담을 앞두고 정전위를 통한 군사 당국자 채널을 가동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이 채널이 당분간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철기자> 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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