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全大]최고위원 선거운동 결산

  • 입력 2000년 8월 29일 18시 44분


민주당 8·30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 선거운동은 집권여당 최초의 지도부 직접선출이란 의미에서 풀뿌리 민주화에 기여하는 성과를 이뤘으나 정책 대결보다는 상대방 비방과 혼탁선거 등의 잡음이 끊이지 않아 이를 개선해야 할 숙제도 남겼다.

서영훈(徐英勳)대표는 29일 당 6역회의에서 “선거는 다소 과열될 수밖에 없지만 정당사에 없는 일을 한데 대해 자랑스럽다”고 이번 경선을 평가했다. 그러나 김원길(金元吉)선거관리위원장은 “토론회 연설회의 정착 등은 큰 성과였으나 깨끗한 선거 측면에서는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총평했다.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민주당은 집권당 선거로서는 처음으로 후보자 정책토론회와 12차례의 권역별 합동연설회, 사이버 토론회, 전자투표제 등을 도입해 정당선거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렸다는 평가다. 특히 합동연설회에서는 ‘새물결’을 주창한 정동영(鄭東泳)후보, ‘전국정당화’를 호소한 김중권(金重權)후보 등이 스타로 떠올랐다.

▽주요 쟁점과 당내 권력구조 재편〓동교동계의 양축인 권노갑(權魯甲)고문과 한화갑(韓和甲)의원과의 ‘양갑(兩甲)갈등’이 경선 과정 내내 주된 관심사였다. 이인제(李仁濟)후보를 측면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권고문에 대해 한의원이 급기야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공격함으로써 갈등이 증폭되기도 했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당이 처한 현실을 ‘위기’로 진단하면서 ‘강력한 지도부론’을 설파, 최고위원 위주로 새롭게 권력구조를 개편할 경우 기존 지도세력과의 갈등도 예상된다.

이밖에 전국정당화를 위한 ‘3자 연대론’ ‘호남 배제론’ 등이 또 다른 지역감정을 불렀다는 비판론도 나왔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당권 대권 무관론’과 배치되는 ‘충청대권론’ ‘이인제 불가론’ ‘한화갑 비토론’ 등의 대권 논쟁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과열 혼탁문제〓지구당 방문과 대의원 접촉을 금지한 선관위의 강력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지역별로 사전선거운동, 금품 향응 제공설이 끊이지 않았다.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은 “몇만원대의 금품 제공이라도 적발된 후보자는 당선자격이 박탈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으나 선거 막판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반면 ‘무전(無錢)’ ‘무조직(無組織)’선거를 선언한 조순형(趙舜衡)의원은 29일 경선기간 중 실제 쓴 총비용(8971만원)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깨끗한 선거를 몸소 실천해 눈길을 끌었다. 조의원은 “정치개혁을 실천해야 할 지도자가 당내 선거에서조차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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