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신월성 핵발전소 건설 취소하라"

  • 입력 2000년 5월 23일 17시 27분


녹색연합은 23일 어제 발생한 월성원자력 발전소의 중수누설사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녹색연합은 이 자리에서 ▲방사선 피폭자 관리를 철저히 할 것 ▲활성단층에 세워질 신규핵발전소 건설계획 철회할 것 ▲정부의 핵발전소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이번 중수누설사고가 일어난 월성 핵발전소는 캐나다에서 제작한 '캔두형' 핵발전소라고 밝혔다. 캔두형 핵발전소는 캐나다에서 방사능 누출사고로 국민적인 불신을 받고 있으며 이미 캔두형 핵발전소 7기를 폐쇄하기로 결정한 상태.

이 중 3기의 핵발전소는 경제성의 문제로 예상보다 빨리 영구 폐쇄하고 나머지 4기의 핵발전소는 정밀조사와 보강을 해야 한다.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이에 필요한 비용이 7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원조국가에서조차 기피하는 캔두형 핵발전소 가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녹색연합은 또 신월성 1, 2호기 건설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녹색연합이 발표한 성명서의 주요내용.

1.방사선 피폭자 관리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전측은 어제 피폭받은 노동자 2명의 피폭량이 4.59 m㏜로 연간 선량한도의 11분의 1로 심각하지 않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현행 국제권고치인 ICRP 60권고안을 적용할 경우, 4분의 1에 육박하는 양이다. 이러한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위험은 피폭 당시 즉각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암 발생과 같은 확률적 위험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이후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들 피폭자에 대해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2.활성단층에 세워질 신규핵발전소 건설계획 철회 요구

최근 경주시 월성과 울산시 울주에서는 한국전력측이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신규핵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주민대상으로 양산단층에 대해 안전하다는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신규핵발전소가 건설될 부지는 양산단층대로부터 불과 7,8 km정도에 위치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진전문가들은 양산단층이 지진다발지역인 활성단층이라는 조사결과를 제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4기의 핵발전소외에도 신규 4기 건설계획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며 국민기만행위이다. 최근 터키와 대만 등 아시아지역에서의 대규모 지진이 다발하는 상황에서, 과거의 "한국은 지진안전지대"라는 전제하에 계획된 신월성 1,2호기, 신고리 1,2호기 건설계획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3.정부의 핵발전소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촉구

지난 1976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00년까지 전세계에 2천3백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현재 가동중인 핵발전소는 불과 430기에 불과하다. 핵발전소 개발을 추진해왔던 세계의 선진국들이 70년대이후 핵발전소정책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지난 95년 미국 원자력학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2005년까지 전세계 핵발전소들중 대형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29%에 이른다고 밝혔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에서는 언제든지 아시아판 체르노빌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며, 작년 일본과 한국의 연이은 사고는 그 가능성을 알려주는 경고성 사고인 것이다. 정부는 핵의 세기말을 접어두고 에너지효율혁명과 대체에너지의 21세기로 나아가야 한다.

민도홍 <동아닷컴 인터넷기자·녹색연합 간사> linker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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