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중산층 '보수親與 성향' 바뀔까?

  • 입력 2000년 1월 7일 19시 53분


한국정치에서 중산층은 대개 ‘서민층’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안정희구세력’ 또는 ‘보수 안정세력’ 등으로 불리는 계층을 의미해 왔다.

특히 서울의 경우 중산층은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으로 이어지는 구 여권을 지지하는 성향을 보여왔다. 이는 강남과 송파에서 구 여권이 항상 1위를 차지했던 데서도 입증된다.

15대 총선은 서울 중산층의 결집력이 광범위하게 표출된 첫 무대로 꼽힌다. 당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민회의 창당으로 야당이 분열된데다 선거 막판 판문점 북한군 무력시위 사건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사상 최초로 서울에서 여당이 승리하는 ‘이변(異變)’을 낳았다.

신한국당은 서울에서 36.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47석 중 27석을 획득했다.

국민회의는 35.2%, 민주당은 13.5%, 자민련 11.3%의 득표율을 보였다. 92년 14대 총선 당시 여당인 민자당이 득표율면에서 34.7%로 제1야당인 민주당보다 2.4%포인트 뒤졌고 의석수에선 27석 대 14석의 차이로 뒤졌었다.

그러나 야당은 연합한 반면 여당은 분열된 상태로 치른 97년 대선에서 서울은 다시 ‘야도(野都)’로 돌아갔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단일 후보인 김대중후보가 44.9%를 득표했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는 40.9%에 그쳤다.

98년 6·4지방선거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 연합군은 서울에서 다시 큰 표차의 승리를 기록했다. 보수화된 중산층의 상당수가 ‘대선 패배’ 이후 한나라당 지지를 철회해버린 것.

그러나 지난해 ‘옷사건’을 전후해 그런 추세가 반전돼 곳곳에서 보수 중산층의 ‘반란’이 벌어졌다.

지난해 3월 서울 구로을 재선거에서 국민회의 한광옥(韓光玉)후보는 53.1%를 얻어 한나라당 조은희(趙恩姬)후보를 14.1%포인트 차로 누르긴 했지만 대표적 중산층 지역인 구로1동과 신도림동 일부에선 조후보가 한후보를 앞섰다.

지난해 6월 서울 송파갑 재선거에선 이회창후보가 61.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공동여당 후보인 자민련 김희완(金熙完)후보를 24.6%포인트 차로 눌렀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