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黨체제?]李대행-韓총장 오래 갈 가능성

  • 입력 1999년 7월 12일 18시 34분


12일 단행된 국민회의 당직개편은 향후 당 체제정비와 관련,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도 ‘관리형’인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과 ‘실세형’인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 체제가 출범한 점이 눈길을 끄는 대목. 영남출신에다 정치적 경륜을 갖춘 이대행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의 결합은 국민회의가 추진 중인 전국정당화를 통한 ‘제2창당’ 의지의 산물로 해석된다.

이번 당직개편에서 동교동계가 전면에 배치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남궁진(南宮鎭)연수원장이 당8역에서 물러났으나 이번에 등용된 한총장, 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과 기존의 정동채(鄭東采)기조위원장, 최재승(崔在昇)조직위원장 등 동교동계가 사실상 당운영을 장악한 셈이다. 여기에다 동교동계의 ‘좌장’인 권노갑(權魯甲)고문도 이날부터 중앙당사에 상근하면서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김중권(金重權)대통령비서실장이 이날 국민회의 당사를 방문해 “8월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밝혔으나 ‘이대행―한총장 체제’를 전당대회까지의 과도체제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오히려 대세를 이루는 분위기다. ‘8월 전당대회→이대행 체제 퇴진’으로 보는 것은 성급한 관측이라는 것.

그래서 8월 전당대회는 약식으로 치르거나 대행체제를 대표체제로 전환하는 행사로 그치고 폭넓은 인재 영입을 통한 전국정당화가 가능한 시점인 연말이나 내년초쯤 ‘제2창당’의 의미를 지니는 새로운 체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드라이브가 여의치 않을 경우 이대행체제가 내년 총선까지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이규정(李圭正)지방자치위원장, 정영훈(鄭泳薰)연수원장, 서한샘홍보위원장 등 영입파 배려는 이들의 소외감을 달래 당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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