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행경질 파문이후 2與]「내각제 고개」코앞

  • 입력 1999년 7월 9일 19시 30분


“‘공동정권’은 내각제 담판을 앞두고 분열할 것인가, 순항할 것인가.”

현재 이같은 물음에 대해 ‘정답’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마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나 김종필(金鍾泌)총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만큼 난해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가로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에 벌어지는 ‘기싸움’ 성격의 자중지란 양상을 보면 아무래도 ‘순항’을 점치기는 힘들다.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전총재권한대행의 김총리 비판 발언→김총리와 자민련의 김전대행 교체 요구→김전대행 전격 경질로 이어진 이번 ‘파동’을 전후해 전개되는 상황을 보면 이같은 전망은 명확해진다.

이번 파동 직후 공동여당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민회의에선 당수뇌부의 공조 다짐에도 불구하고 안동선(安東善)지도위의장이 9일 5·16 경력까지 들먹이며 김총리를 비판한데서 보듯 불만이 들끓었다.

반면 자민련의 충청권 의원들은 당지도부의 함구령에도 불구하고 공공연하게 “이번의 승리를 내각제까지 밀어붙여야 한다”며 의기양양해 했다. 이런 기세로 치달을 경우 양당의 정면 충돌은 시간문제라는 느낌까지 들 정도다.

물론 유의할 만한 다른 기류와 분석도 나온다. 이같은 분석은 김총리가 ‘총리사퇴’까지 거론하며 김전대행의 경질을 밀어붙인 것도 내각제 담판에 대비한 기선제압의 측면이 강하다는 데서 출발한다.

여기서 분석은 두갈래로 나누어진다. 이번 파동이 내각제 갈등을 더욱 격화시킬 수도 있고 내각제에 대한 양당의 극적인 타결을 가능케해줄 발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안팎의 분석은 후자쪽에 무게가 더 실리는 것 같다.

즉 김총리는 이번 ‘몽니’를 통해 자민련 내부 지도력을 확보하는 한편 김대통령에게 부담을 안겨준 결과가 돼 향후 내각제 논의 국면에서 내부 지도력을 바탕으로 보다 유연한 대처를 가능케 할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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