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해침범 속셈과 파장]「南北해빙」큰영향 안줄듯

  • 입력 1999년 6월 10일 19시 27분


“이러다가 남북간 차관급회담이 예정대로 2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릴 수 있을까.”

최근들어연일북한 경비정이 우리측 서해 영해를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우선 제기되는 의문이다.이같은 의문에 대한 정부측의 견해는 “별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8일 경비정 6척을 북방한계선(NLL) 남쪽 6㎞ 수역까지 침범시킨 것을 시작으로 9일과 10일에도 계속 경비정을 우리측 영해로 진입시켰다. 정부는 즉각 해군 함정을 출동시키는 군사적 대응 조치를 취하는 한편 대북 비료수송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남북한 군함의 대치 장소가 비료수송지의 하나인 북한 해주항으로 가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2차 지원분 6000t을 싣고 9일 0시 울산항을 출발해 해주로 가려던 비료수송선의 출항을 이날 오후4시로 연기하고 항로도 남북대치 수역을 우회하도록 긴급히 조치했다.

북한측은 이처럼 남북간 대화 분위기에 역행하는 행동을 하는 이유로 ‘남측 군함의 북한 영해 침범’을 든다. 북한은 우리측 군함이 5일 북한 영해를 먼저 침범한데 이어 7일과 8일에도 북한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이같은 북측의 ‘억지주장’은 남북교류 활성화에 따른 내부 이완을 예방하기 위해 남북관계에 일정수준 긴장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본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대남공세는 남북대화와는 별개의 채널로 진행된다”며 “이번 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해 북한 잠수정의 동해침투사건에도 불구하고 금강산관광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이번 일도 화해협력을 지향하는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우발적인 무력충돌로 남북관계가 급랭될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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