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방일]「20세기 갈등」접고 「협력」연다

입력 1998-10-06 19:27수정 2009-09-24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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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일본 국빈(國賓)방문은 현안타결 중심의 ‘실무방문’이 아니다.

김대통령은 물론이고 일본정부도 이번 방일(訪日)이 갈등과 협력이 혼재한 한일(韓日)관계의 20세기를 정리하고 21세기의 새로운 협력 틀을 짜는 ‘역사적 방문’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양국의 그런 기대가 압축된 것이 바로 정상회담에서 채택될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위한 공동선언’과 부속서인 ‘행동계획’.

공동선언에는 이른바 ‘과거사’를 포함한 양국관계에 관한 기본인식과 분야별 협력강화 방안이 광범위하게 명기된다. 우리 정부가 외국과 이같은 형태의 ‘포괄적 협력문서’에 합의하는 것도 처음이지만 일본이 외국과의 합의문서에서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표현하는 것도 처음일 만큼 ‘공동선언’이 가지는 의미는 적지 않다.

특히 우리 정부는 과거사문제의 궁극적 해법은 올바른 역사기술에 있다는 판단 아래 공동선언문을 통해 ‘젊은 세대에 대한 역사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도록 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구(舊)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법적 책임이나 일본 역사교과서에 과거사를 기술하는 문제 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관계자는 “그것은 일본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공동선언문과는 별도로 △30억달러 규모로 잠정 합의된 일본의 대한(對韓)융자 조건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가 제안할 것으로 알려진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6자회담(남북한+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한국측 입장표명 문제 등을 놓고 막판까지 절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6자회담은 기존의 4자회담(남북한+미국 중국)이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본축인데다 우리와 미중(美中)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므로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일본 및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하는 선에서 입장표명이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문제도 ‘일본의 유엔에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정도로만 언급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현안 중 하나인 일본 대중문화 개방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대중문화 개방 등 양국간 문화교류를 활성화한다’는 원칙론적인 입장만 개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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