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어떻게 치르나]25일 자정 보신각종 타종

  • 입력 1998년 2월 15일 21시 01분


25일 0시. 제15대 대통령 취임식의 날이 밝았음을 알리고 ‘화합’을 상징하는 서울 종로 보신각 종소리가 33차례 울려 퍼진다. 동시에 서울 남산 봉수대에서는 ‘도약의 불꽃’을 의미하는 봉화가 타오른다.

이어 보신각에서 고은(高銀)시인의 축시가 낭송되고 전야제를 전후해 대학생 길놀이패의 공연이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진다.

제15대 대통령취임식 준비위가 확정한 식순에 따르면 초청인사들은 25일 오전8시반부터 취임식장(국회의사당 앞마당)에 입장할 수 있다. 그룹 코리아나의 축하무대와 연합교향악단 등의 ‘국민의 소리―화합과 솟아오르는 도약의 힘’ 공연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30여개의 북 연주가 절정.

북소리가 잦아들면서 전국 16개 시도와 이북5도 대표가 국민적 대화합을 상징하는 합토함(合土函)과 합수병(合水甁)을 들고 무대에 올라와 무용수들과 함께 화합의 축원무를 추는 ‘합토제(合土祭)’가 열린다.

오전9시59분 팡파르와 함께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이 도착한다. 취임선서때에는 1천5백마리의 비둘기가 하늘로 비상하면서 21발의 예포가 발사된다.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씨가 ‘동방의 아침나라’라는 축가와 김차기대통령의 취임사가 이어진다.

취임사 후 군(軍) 16개시도 이북5도 해외동포 순으로 기수단이 행진을 하고 폐회선언과 함께 김대중신임대통령이 김영삼(金泳三)전임대통령을 환송한다.

김신임대통령 내외는 시도지사들과 같이 ‘화합의 나무’를 기념식수하는 것을 끝으로 11시20분경 취임식장을 떠나 40분가량 일반시민들과 함께 서울마포대교 남단까지 ‘국민화합 대행진’을 벌인다.

김신임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새정부는 ‘국민의 정부’임을 확인하고 화합과 도약을 위한 ‘정부의 품질혁신’을 선언한다. 취임사 첫머리에서는 수난의 정치역정을 회고하면서 정권교체를 이루어낸 국민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시한다.

다음은 현재의 총체적 위기에 대한 진단으로 이어진다. 국난(國難)지경에 이른 참담한 나라 형편을 솔직히 설명하고 위기의 실체규명과 극복 의지를 다짐한 뒤 범국민적인 고통분담과 협조를 호소한다.

국정운영과 관련해서는 ‘국민이 함께 하는 정치’, 즉 참여민주주의의 대원칙을 천명한다.

또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병행’을 위한 민주적 시장경제의 확립이라는 국정이념을 제시한다. 정부주도의 보호와 규제를 탈피하고 자유로운 경쟁에 의한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시장기능을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이다. 국민대화합과 관련해서는 지역차별 타파, 남녀평등 구현, 희망찬 농어촌사회 건설,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의 보호, 민족화합 등 다섯가지를 역설한다. 민족화합을 위한 대북제의에 무엇을 담을지는 현재 구상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사 말미는 우리 사회의 ‘정상화와 선진화’ 및 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와 21세기 비전 및 희망의 메시지로 채워진다. 우방과의 관계 등 외교정책의 기본노선도 맺음말에서 밝힐 계획. 22분으로 예정된 취임사는 프롬프터를 사용한다.

현재까지 취임식 참석이 확정된 주요 외빈은 독일 바이츠체커 전대통령과 필리핀 아키노전대통령,일본나카소네와 다케시타 전총리 및 도이 전사회당당수,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 등. 남아프리카의 만델라대통령은 참석여부가 아직 미정이다.

취임식비용은 총무처 책정예산(13억여원)의 10%를 감축하고 문화체육부 예산 3억7천만원을 반납, 총 12억원정도가 들어갈 예정. 예산 절감을 위해 레이저이벤트도 취소했다. 지방자치단체 행사 등 다른 행사는 일절 생략했다.

〈임채청·김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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