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3]3후보, 부동표 분석 『제논에 물대기』

  • 입력 1997년 12월 14일 20시 30분


대선일을 나흘 앞둔 14일, 각 정당이 주장하는 「오늘의 판세」는 제각각이다. 특히 각 후보의 「단순지지도」에다 부동층의 「숨은 지지도」까지 합산한 이른바 「판별분석 지지도」는 더욱 차이가 크다. 한나라당은 「단순지지도」에서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후보가 여전히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후보를 다소 앞서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20% 안팎으로 집계되는 부동층을 △출신지역 △연령 △성별 △직업 △소득수준 등에 따라 「판별분석」을 하면 두 후보가 접전중이라고 주장한다. 최병렬(崔秉烈)선대위원장은 『현 시점에서 단순지지도는 거의 의미가 없다』며 『부동층의 절반 이상이 이회창후보 지지성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후보가 근소한 차로 각축중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회의는 「단순지지도」는 물론 「판별분석 지지도」에서도 김후보가 이회창후보를 상당히 앞서 있다고 주장한다. 부동층이 전반적으로 여성(與性)인 것은 사실이나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군(軍)부재자투표나 호남 충청지역의 「숨은 표」를 감안하면 결국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논리다. 윤흥렬(尹興烈)메시지총괄팀장은 『김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이미 상당부분 희석됐고 경제회생능력에 대한 폭넓은 공감이 이루어져 부동층이 일방적으로 쏠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신당은 아예 「단순지지도」는 무시하고 「판별분석 지지도」에만 의존한다. 경제파탄으로 상당수 유권자들이 이회창후보 지지에서 빠져나와 부동층이 25% 안팎으로 크게 불어났으며 이들이 대거 이인제(李仁濟)후보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충청과 영남지역의 부동층이 이회창후보 지지에서 이인제후보 지지로 옮겨가고 있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이인제후보의 역전승을 장담했다. 그러나 일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판별분석의 신뢰성에 대해 강하게 의문을 제기한다. 아무리 여러 변수를 동원해도 부동층의 「감춰진 성향」을 계수화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92년 대선에서 한 여론조사기관은 투표가 끝난 후 판별분석을 토대로 후보들의 예상 득표수를 공개했는데 실제 선거결과는 이와 크게 달랐고 오히려 처음 집계한 단순지지도와 비슷하게 나타났다는 것. 리서치 & 리서치의 김학량(金學亮)연구원은 『여론조사 무응답자 중 기존 데이터로 지지성향을 추정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며 『판별분석은 단순지지도에다 투표의사의 강도(强度)를 감안하는 선에서 집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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