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와 자민련 장래]「킹메이커」로 돌아간 JP

  • 입력 1997년 10월 31일 19시 40분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3일 청와대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돌아와 DJP단일화 합의문에 서명하면 「대통령후보」로서의 위상은 자동소멸된다. 지난 「6.24」 전당대회에서 후보단일화 등과 관련, 자신과 당무회의가 포괄적으로 전권을 위임받았기 때문에 별다른 절차는 필요없다. 이날부터 김총재는 김대중(金大中)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한 「킹메이커」 역할을 시작하는 것이다. 김총재는 또 박태준(朴泰俊)의원에게 당 총재직도 넘겨주고 최일선에서 물러앉겠다는 생각이다. 김총재는 지난 28일 박의원과 만나 『나는 이제 훌훌 털고 싶다.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달라』며 총재직을 권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그는 집권 후 「공동정부」의 국무총리에 대해서도 『내가 할지 다른 사람이 할지는 두고봐야지…』라고 말한다. 「실세총리」마저 다른 사람에게 맡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다. 박의원이 입당하면 자민련은 당헌 당규를 개정하고 당무회의 또는 중앙위원회를 거쳐 박의원을 새총재로, 김총재를 명예총재로 추대한다. 박의원은 김총재가 「정치인생의 지상목표」로 삼고 있는 내각제를 지지하고 있는 정치적 동반자다. 또 박의원까지 가세한 「DJT연대」는 「김대중 대통령만들기」를 위해서는 더할 나위없는 조합이기도 하다. 특히 지역주민의 「반(反) 김대중정서」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는 당내 TK인사들에게 큰 위안을 줄 수 있다. 나아가 김총재는 대선 이후의 정계개편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대선이 끝나면 휘몰아칠 정계개편의 회오리 속에서 여권내 내각제 동조세력을 규합하는 데는 김총재와 박의원이 이끄는 자민련의 존재가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김총재는 그동안 『내각제를 이룬 뒤 정계를 떠나겠다』고 말해왔다. 「내각제를 이룩한 정치인」으로 기록되고 싶어하는 김총재. 이번 대선이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징검다리」가 될지, 아니면 발을 잘못 디딘 「함정」이 될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지만 김총재는 이번 대선 못지않게 대선 이후의 「위상」에 더 큰 기대를 갖고 있는 듯하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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