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통령제 도입 가능성 높다』…귀순자 안찬일씨

  • 입력 1997년 10월 27일 20시 13분


북한이 주석제를 폐지하고 대통령제를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이같은 전망은 북한 金正日이 金日成의 3년상을 통한 전대미문의 유훈통치 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10월 8일 노동당 총비서직 승계에 뒤이어 주석직 승계시기에 대한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 귀순자 국내박사 1호인 安燦一씨(44.국제문제연구소 연구위원)는 27일 북한문제 전문지 「동화」 11월호에 기고한 「金正日 총비서의 등극의 의미와 전망」이라는 글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安씨는 이에대한 근거로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 위기고조, 대외적인 위상제고, 강력한 행정력의 필요성 등 세가지를 이유로 들었다. 북한은 최근 흡수통일의 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국면전환과 대남전략 차원에서 국가안전보위부의 유언유포 기구를 통해 『통일 대통령은 金正日이다』라는 식으로 金正日에게 은근히 대통령의 호칭을 붙이고 있다. 金正日이 한반도의 정통성을 가진 지도자라는 명분 획득을 노리고 있다는게 安씨 뿐만 아닌 북한문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또 사회주의권의 붕괴이후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가 소원해짐에 따라 미국 일본과 손을 잡으려 하고 있고 이들 나라와의 대등한 관계 및 관계 정상화를 위해 주석 호칭의 변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중국의 강력한 후원을 필요로 했던 지난 72년 12월 당시 주석제를 도입했었다. 북한은 대미 관계 개선을 고려, 향후 미국 대통령과의 외교문서 교환때도 세계적으로 사용하는 나라가 몇 안되는 주석이라는 호칭보다 「대통령」이 더 대등하고 세련된 인상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함께 金日成이 집권말기 1선에서 물러나 있는 바람에 주석제가 유명무실해지고 金正日이 장악한 당의 권력이 다른 분야를 압도해왔으나 최근 극심한 식량난으로 이마저 통제력을 상실해감에 따라 사법기구와 행정조직의 기능제고가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행정조직의 기능제고는 金正日정권의 통치력을 지탱시켜줄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제 도입이 훌륭한 대안될 수 있다는 것이다. 安씨는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북한이 대통령제 도입을 위해 다당제 등도 도입할 수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호칭만 대통령직을 신설하고 강력한 통치력의 회복과 동시에 대외적인 위상제고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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